인도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 조짐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진원지로 떠오른 수도 뉴델리에서 다시 봉쇄령이 내려질 수 있다는 소식이 현지에서 가파르게 퍼졌다. 당국에선 이를 ‘루머’라며 진화하고 나섰지만 코로나19 재확산의 공포는 더욱 거세지고 있다.
━ 정부 "18일부터 한달 봉쇄령? 가짜뉴스" |
이번 루머는 뉴델리에서 코로나19 확산이 급증하면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지난달 초 하루 300∼400명 수준이던 신규 확진자 수가 최근 2,000명대로 껑충 뛰는 등 증가세가 가팔라졌다. 인도 보건·가족복지부는 이날 뉴델리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수가 전날보다 2,134명 늘어난 3만8,958명이라고 발표했다. 뉴델리의 하루 신규 확진자 수는 13일 2,146명에 이어 이틀 연속으로 2,000명대를 기록했다. 이 수치가 2,000명대를 기록한 것은 발병 이후 처음이다.
특히 인구가 1,900만명에 달하는 수도 뉴델리가 코로나19 재확산의 진원지로 떠오르면서 현지 사회의 우려는 더욱 커지고 있다. 이날 인도 전체의 하루 신규 확진자 수 1만1,929명 가운데 18%가 뉴델리에서 나왔다. 뉴델리의 하루 신규 사망자 수도 57명으로 전국(311명)의 18%를 차지했다. 이 같은 뉴델리의 일일 확진자 수는 그간 인도에서 최악의 피해에 시달렸던 최대 경제 도시 뭄바이보다 많다. 뭄바이는 감염자가 전날보다 1,380명 늘어 누적 확진자는 5만6,831명이 됐다.
주 당국도 이 같은 추세를 심상치 않다고 보고 있다. 뉴델리의 보건부 장관인 사티엔다르 자인은 13일 “확진자 수가 빠르게 늘고 있다”며 “2주마다 두 배로 늘어나는 추세”라고 말했다. 마니시 시소디아 부총리도 최근 뉴델리의 누적 확진자 수는 지금 추세라면 다음 달 말 55만명으로 불어날 것이라고 우려했다.
━ 봉쇄 해제 이후 슬럼가 중심으로 급속 확산 |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병상, 인공호흡기 등 의료 인프라도 포화 상태에 달했고, 사망자가 밀려들면서 화장장도 모자란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평소에도 열악하기로 소문난 현지 의료 서비스 여건이 더욱 나빠진 것이다. 이에 뉴델리 당국은 신설 병원, 호텔 시설 등을 동원해 이달 중·하순까지 2,000∼3,000개 이상의 병상을 추가로 확보할 예정이다. 뉴델리 내 주요 경기장과 결혼식장을 임시 병동으로 활용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