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6·15 남북공동선언 20주년을 맞이하는 날입니다. 그러나 남북 관계가 늘 그러하듯 예측 불가의 상황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연일 북한에서는 남한에 대한 도발적 비판이 잇따르고 있는 것입니다.
특히 2018년 판문점 남북정상 회담 당시 오찬 메뉴였던 평양냉면은 당시에는 가디언이 ‘평화의 상징은 이제 비둘기가 아니라 평양냉면’이라고 평가할 정도로 두 정상이 함께 했던 평양냉면은 주목을 받았고 그만큼 상징적 의미가 됐습니다. 더불어 이날 김정은 국방위원장이 평양냉면을 두고 “멀리서 왔다고 하면 안되갔구나”라고 한 농담도 화제가 됐습니다.
그런데 최근 오수봉 북한 옥류관 주방장이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평양에 와서 이름난 옥류관 국수를 처먹을 때는 그 무슨 큰일이나 칠 것처럼 요사를 떨고 돌아가서는 지금까지 전혀 한 일도 없다”고 막말을 퍼부으며 평양냉면이 다시 한번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냉면은 주요 한국소비자원이 물가 지수로 활용하는 대표적인 음식입니다. 서민들이 더운 여름 더위를 식히는 음식이자 실향민은 고향을 그리며 먹는 ‘고향음식’이자 ‘소울 푸드’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냉면은 서민들이 먹기에 부담스러운 가격이 돼 버렸습니다. 그렇다면 현재 냉면 가격은 어떨까요?
2018년 4월 판문점 남북정산 회담 당시부터 따져봤습니다.
15일 한국소비자보호원 따르면 2018년 4월 소상공인을 비롯해 전통시장 등에서 판매되는 평균 냉면 가격은 8,692원이었고, 이후에도 비슷한 가격대를 보였습니다. 2019년에는 가격이 올라 8,962원이었습니다. 2020년 1월에는 무려 9,000원으로 가격이 올라 3월까지 이 가격이 유지됐습니다. 그런데 4월에는 8,885원으로 하락했습니다. 신종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인해 외식하는 이들이 줄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렇다면 냉면에 안 들어가면 섭섭한 계란 가격은 어떨까요?
2018년 4월27일 전통시장에서 판매된 계란(대란 15개)의 평균 가격은 5,710원이었습니다. 2019년 4월 26일에는 4,200원이었습니다. 계란의 가격은 지난 6월 12일까지 계속해서 4,200원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계란 가격이 냉면 가격을 결정하는 것은 아니지만 계란 가격이 하락한 만큼 냉면 가격은 하락하지는 않았습니다. 여기에서 바로 물가의 복잡 미묘한 원리가 작동하는 것입니다. 물가에는 원료 값뿐만 아니라 임대료, 인건비 등등이 모두 반영되니까요.
소비자보호원의 집계에 따른 냉면 가격이 8,000원대 후반이지 실제로 냉면 값은 천차만별입니다. 서울 웬만한 맛집에서는 9,500원이 넘고 1만 원이 넘는 곳도 많습니다. 대표적인 노포 우래옥, 의정부 평양면옥, 장충동 평양면옥, 을밀대를 비롯해 을지면옥, 필동면옥, 평래옥 그리고 탈북자들이 운영하는 냉면집 등등.
냉면 값이 1만 원까지 치솟는 가운데 냉면 역시 서민의 대표 음식의 자리에서 멀어지고 있다는 것과 북한의 남한에 대한 수위 높은 비난으로 인해 남북관계 역시 멀어지는 게 아닐까 생각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