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코스피지수를 비롯해 글로벌 증시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전 수준에 접근했다. 하지만 의외로 상당수 투자자는 불편하다. 코로나19 이후 더딘 경기회복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주식 비중을 충분히 늘리지 못한 투자자들은 난감하다. 투자자들의 관심은 ‘현재 시장이 과열인가’ 하는 문제에 집중되고 있다. 나의 대답은 ‘그렇다’이다. 그렇다고 주식 비중을 줄일 필요는 없다.
주식시장의 흥분과 과열 조짐은 뚜렷하다. 역사적으로 미국 주가는 경기침체 탈출 12개월 뒤 80~90% 회복했다. 침체 탈출 이후 1년이 지나서야 하락폭을 만회한 것이다. 지난주 기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은 코로나19 이후 하락폭의 87%를, 코스피는 90%를 만회했다. 주가는 이미 침체 탈출 6~12개월 후를 반영하고 있다. 글로벌 경기가 예상보다 빠르게 정상화된다고 하더라도 주가가 지금과 같은 상승 속도를 보이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주식 비중을 줄일 시점도 아니다. 이는 두 가지 이유에서다. 먼저 이번 경기침체만의 특성을 살펴봐야 한다. 과거 경기침체는 과잉 부채나 자산가격 버블, 긴축 등에서 기인했다. 반면 코로나19 침체의 원인은 질병이다. 금융 시스템에 미치는 영향도 크지 않다. 디레버리지, 즉 부채 축소 압력이 덜하다. 기업들의 현금보유 수요는 늘지만 당장 자산을 매각해야 하는 상황은 아니다. 정부가 지원해주고 있다.
두 번째 주목할 점은 시장의 내부적인 괴리다. 미국·한국 모두 인터넷·바이오 업종은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이미 웃돌았다. 하지만 은행·철강 등 경기에 민감한 전통업종의 주가는 총 하락폭의 60~70%만 회복했다. 미국의 경우 항공 업종은 35.7%, 은행은 49.9%, 철강은 60% 회복에 불과하다. 한국도 제약·음식료·서비스(인터넷 등)를 제외하면 은행·전기전자 등의 업종 주가 회복세는 60~70% 정도다. 과거 미국의 경기침체 탈출 3개월 후 주가가 총 하락폭의 50%, 6개월 뒤에는 70% 회복한 점을 감안하면 대부분 업종의 주가는 과거에 비해 한두 달 정도 앞서 갔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주식시장의 위험요인은 없는 것일까. 오히려 코로나19가 잠잠해지고 정책 강도가 약해지는 시점을 주목해야 한다. 1차 시험대는 오는 7~8월 미국 특별 실업급여 지급기한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대선을 앞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추가 정책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정책 강도는 약해질 수 있다. 각국 정부들이 코로나19의 영향에서 벗어났다고 보고, 정책마저 흔적을 지우려고 하는 시점이 위험한 시점이다. 아직은 주식시장에 대한 기대가 유효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