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들 말만 소통을 앞세우고 본인의 스타일을 여전히 고수하는 직장 상사를 일컬어 ‘청바지 입은 꼰대’라고 한다. 하지만 이제는 과거에 즐겨 입었던 청바지만 꺼내 입는 자체로도 ‘꼰대’, ‘옛날사람’ 취급을 받는 상황이 됐다. 리바이스, 디젤, 게스 등 프리미엄 데님이 죽고 신진 디나이너 브랜드의 데님이 청바지 시장을 장악했기 때문이다.
16일 무신사에 의뢰해 2019년 6월부터 2020년 6월까지의 청바지 순위를 조사한 결과 1위부터 6위까지 최근 3~5년 내 론칭한 신진 브랜드가 자리 잡았다. 무신사에선 리바이스, 게스 등이 판매되고 있음에도 이같은 결과가 도출된 셈이다. 무신사 관계자는 “스트리트 무드를 기반으로 한 데님 브랜드가 연간 무신사 스토어 랭킹에 꾸준히 오르며 인기가 높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청바지 시장 자체가 점차 줄어들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여성들은 레깅스, 남성들은 죠거팬츠나 슬랙스로 유행이 옮겨가면서 직장인들의 휴일이나 나들이 패션에서 청바지 비중이 점차 감소하고 있다는 얘기다. G마켓에 의뢰해 2018~2020년 청바지 매출을 분석한 결과 청바지 매출 증가율은 점차 둔화되고 있었다. 여성의 경우 2018년 전년대비 13%의 매출 증가율을 기록했지만 올해는 1%로 떨어졌고 특히 남성의 경우 2018년 28%에서 2020년 -3%를 기록했다. 매출이 줄어들었다는 뜻이다.
이는 수치로도 증명된다. 뱅뱅 브랜드를 전개하는 뱅뱅어패럴은 지난해 832억원의 매출을 올렸는데 뱅뱅어패럴 매출이 1,000억원 밑으로 내려간 건 2002년 이후 17년 만이다. 버커루는 2012년 정점을 찍은 뒤 하락세다. 2013년 1,000억 원대 매출을 올렸지만 지난해 700억원에 못미쳤다. 게스, 캘빈클라인진 등 주요 브랜드들의 실적도 전년대비 5~10% 가량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프리미엄 청바지의 대명사 디젤도 마찬가지다. 디젤 관계자는 “성장률이 둔화된 상태”라며 “디젤은 전세계적으로 4~5년 전부터 컨템포러리 브랜드로 전환하는 활동을 계속 하고 있다”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여성들의 경우 레깅스, 남성의 경우 청바지는 합리적인 가격대의 신진 디자이너 브랜드로 옮겨가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