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건설의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기관들의 러브콜이 잇따랐다. 올해 건설사들의 실적부진 우려가 짙어지면서 최근 한화건설과 GS건설이 미달을 낸 것과 대조적이다.
1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SK건설은 이날 1,000억원 규모 회사채 발행을 앞두고 진행한 수요예측에서 1,940억원의 자금을 받았다.
만기별로 살펴보면 300억원어치 발행하는 2년물에 840억원, 700억원을 모집한 3년물에 1,100억원의 주문이 쏟아졌다.
당초 회사는 건설사 회사채에 대한 투심 약화를 우려해 산업은행을 인수단으로 초청했다. 여기에 수요 태핑(사전조사) 결과가 미흡하자 한양증권을 추가 인수단으로 끼워 넣어 물량을 배분했다. IB업계의 한 관계자는 “최근 건설사 회사채가 잇따라 미달나면서 SK건설의 부담이 컸다”며 “SK그룹의 후광효과와 금리밴드 상단을 크게 높인 점이 유효했다”고 분석했다.
SK건설은 이번 발행에서 희망금리밴드를 2년물은 연 3.6%, 3년물은 연 3.8%로 제시했다. 자기등급 시가평가 금리 대비 약 1%포인트나 높은 수준이다. 1·4분기 실적이 좋았던 것도 투심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회사는 최근 SK하이닉스 등 SK그룹 계열사들의 공사를 잇따라 수주하며 영업이익을 전년 동기(626억원) 대비 두 배 많은 1,256억원으로 크게 늘렸다.
올해 건설사들의 실적부진 우려가 짙어지면서 최근 시장에서는 건설채 사자 수요가 크게 줄었다. 앞서 한화건설은 지난달 말 진행한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한 건의 매수 주문도 받지 못했다. 이달 4일에는 GS건설이 모집액(1,000억원)에 훨씬 못미치는 310억원의 수요만 확보하는데 그쳤다.
A급 회사채에 대한 우려도 여전하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하반기 경기 하강에 대한 우려가 커진 것으로 풀이된다. 기업 펀더멘털에 대한 의심이 커지면서 신용등급에 따라 업종에 따라 희비가 엇갈리는 양극화가 시장에서 심화되고 있는 것이다. 금융투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최근 진행된 A급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모두 오버부킹(초과주문)이 이어지고 있다”며 “기관투자자들의 주문은 여전히 크게 올라오지 않았지만 기업들이 리테일 수요를 겨냥한 2년물 발행을 늘리면서 무난하게 수요를 확보해가는 분위기”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