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도시락 시장은 지난해 1조원을 돌파하는 등 ‘도시락 전쟁’이 뜨겁다. 1~2인 가구 증가와 맞물려 혼밥족(혼자 밥 먹는 사람)이 늘어남에 따라 식사대용식, 간편식 등의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다. 지금은 편의점 도시락 등으로 도시락이 일반화됐지만, 1990년대 초 도시락이 생소하던 시절부터 도시락 시장을 태동하고 키운 건 한솥임에는 이견의 여지가 없다.
국내 도시락 시장은 1993년 한솥의 서울 종로 1호점에서 시작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1993년 7월 7일, 서울 종로구청 앞에 있는 한 가게에 유독 사람들이 몰려들기 시작했다. 가게에 들렀다 나온 이들은 손에 도시락 하나씩을 들고 나왔다. 이영덕 한솥 대표가 서울 종로구청 앞에서 낸 8평짜리 작은 매장에서 한국에서 처음으로 선보인 테이크아웃형 도시락 가게는 그렇게 시작했다. 한솥은 730여 개로 점포 수 1위의 도시락 프랜차이즈로 성장했다.
종로구청 앞 작은 가게 시절부터 자장면보다 저렴하면서도 밥을 먹을 수 있는 가게로 입소문을 탔다. 당시 970원짜리 콩나물밥부터 2,400원짜리 장모님도시락. 당시 자장면 가격이 1500원~2,000이었다. 한솥 도시락의 대표 메뉴가 되다시피 한 콩나물밥은 1,000원도 채 안 되는 가격과 양념간장만 뿌려서 비벼 먹는 간편함까지 있어 고객의 큰 사랑을 받았다.
한솥의 경쟁력은 뭐니뭐니해도 상품력이다. 10~20대를 겨냥한 신제품을 매달 내놓는다. 누적 판매량이 2억 개에 육박하는 ‘치킨마요 도시락’은 마라마요도시락 등 다양한 신제품으로 변형돼 나와 매출을 이끌고 있다. 올 2월 피자치킨마요, 피자불고기마요, 3월에는 불닭치킨마요, 불닭참치마요와 같이 매달 새로운 제품을 만날 수 있다.
창업 후 27년이 지난 지금, 한솥 도시락 가격은 여전히 주머니 사정이 가벼운 이들을 위한 2,700원부터 도시락으로 거나한 한 끼를 먹고 싶은 고객을 위한 1만2,000원까지 다양하다. 한솥은 지난 2015년 10월부터 농산물실명제를 적용했다. 페루 찬차마요시에서 재배한 생두로 만든 커피제품과 전남 나주 친환경 무농약 청양고추로 만든 토핑, 강화도에서 재배한 신동진쌀로 만든 무세미 쌀. 도시락 업계에서 이례적으로 농산물실명제를 앞서 도입했다.
가성비도시락뿐만 아니라 도시락 고품질화에 주력하면서 재료 원산지와 생산자, 생산과정 등을 투명하게 공개하는 농산물 실명제를 확대해, 소비자들에게 ‘한솥’은 신뢰의 이름으로 자리잡고 있다. 올해 3월부터 전국 680여개 매장의 쌀을 밥맛이 좋기로 유명한 신동진 쌀 단일품종으로 바꾸면서 고객들로부터 호평을 받고 있다. 가격은 여타 도시락에 많이 쓰이는 혼합미나 다른 품종보다 높은 편이지만 생산자와 직거래 방식으로 공급가격 인상 없이 가맹점에 납품하고 있다.
한솥도시락의 상생 경영 정책 역시 빠지지 않는다. 26년간 본사와 가맹점 간에 법적 분쟁 및 공정거래 분쟁이 한 번도 없었다. 또 고객의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편안히 앉아서 먹을 수 있는 공간인 ‘이팅 라운지’ 점포를 확산시키고 있다.
이영덕 한솥 대표는 프랜차이즈 업계의 귀감을 얘기할 때 빠지지 않는 인물이다. 그는 1973년 서울대 법과대학 졸업한 후 도시락 창업, 외식업계 대표라는 이색 이력의 소유자이기도 하다. 그는 최근 코로나19 성금으로 희망브리지 전국재해구호협회에 1억 원을 기탁했다.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 모금에도 동참, 가맹점주들과 근무자들을 위해 반계탕 8,760인분을 지원했다. 국제 구호개발 비영리단체(NGO) 세이브더칠드런과 함께 2019년 12월 한달간 ‘100원씩 기부되는 착한 도시락’ 기부행사 진행했으며 2,200만원의 기부금 전달했다. 한솥도시락은 지난해 7월 UN 지속가능개발목표(SDGs)협회가 선정하는 ‘2019 지속가능한 글로벌 브랜드 40’에 이름을 올리는 영예를 안았다. 페이팔과 유튜브, 코카콜라 등 세계적인 브랜드와 어깨를 나란히하는 동시에 UN 뉴욕 본부 1층에는 한솥도시락의 용기와 브로셔 등이 전시됐다. 한솥의 환경보호 경영과 친환경 용기개발 등의 노력이 글로벌 무대에서 인정을 받은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