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소신 발언' 홍남기 "전 국민 빵값 주는게 맞나… 우리 아이들 부담이다"

미래 경제문화포럼서 강연

"지구 상 기본소득 도입한 나라 없어"

"취약계층 지원이 훨씬 더 효율적"

"현 복지체계 개편 함께 논의해야"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6일 “현재 복지 지출이 한 해 180조원인데 전 국민에게 30만원씩만 줘도 200조원이 든다. 정말 그럴 의사가 있는가. 그렇게 해서 우리 아이들이 (기본소득 재원을) 부담토록 하는 것이 맞는가”라며 정치권이 불 붙인 기본소득 도입에 반대 입장을 명확히 했다.


홍 부총리는 이날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미래 경제문화포럼’에서 기본소득 도입에 대한 의견을 묻는 질문이 나오자 “기본소득을 언급할 정도의 상황이 아니다”라고 답했다. 그는 “지구 상 기본소득을 도입한 나라가 없다”면서 “지금 복지 체계를 어떻게 리셔플링(Reshuffling·개편) 할 것인지를 같이 논의해야 하는 문제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스위스 사례를 들며 “스위스는 기존 복지체계를 개편하겠다는 것을 함께 국민 투표에 부쳤다”고 언급했다. 스위스는 지난 2016년 전 국민에 매달 2,500스위스프랑(한화 약 300만원)을 지급하는 방안을 국민투표에 부쳤다가 77%가 반대해 부결됐다. 그는 “복지체계 개편 과정에서 형평에 어긋나는 상황이 생길 것을 우려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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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 부총리는 “과연 같은 돈을 썼을 때 어느 쪽이 효율적이냐”라고 되물으며 “어려운 계층에 타깃해서 지원하는 방안이 훨씬 효과적”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의료지원 등 취약계층 지원 다 없애고 전 국민에게 빵값으로 일정한 금액을 주는 것이 맞는가”라고 말했다. 최근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이 기본소득 도입 논의 필요성을 우회적으로 거론하며 ‘빵 먹을 자유’를 언급한 것을 정면 비판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인공지능(AI) 기술로 일자리에서 밀려 소득이 없는 사람들을 지원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고 재차 전 국민 기본소득 도입에 부정적 입장을 피력했다.

/세종=한재영기자 jyhan@sedaily.com

한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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