뭉치면 더욱 빛나리니. 서로 다른 장르의 ‘신선한 만남’이 잇따라 관객과 만난다. 예상 못한 ‘콜라보’가 무대는 물론이고 보는 이의 선택지도 한층 풍성하게 수놓을 것으로 기대된다.
최근 국립현대미술관이 선보인 ‘MMCA 라이브’는 미술계는 물론 공연계에서도 큰 화제를 모았다. MMCA 라이브는 국립현대미술관의 4개관(서울·과천·덕수궁·청주)에서 해당 관의 특성에 어울리는 다양한 아티스트들과 함께 온라인으로 공연을 선보이는 기획이다. 그 첫 결과물은 지난 12일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월드투어와의 콜라보였다. 오페라의 유령 주연 배우 3인이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을 배경으로 ‘다시 돌아와 주신다면’, ‘바람은 그것뿐’, ‘밤의 노래’ 등 대표 넘버를 열창했고, 음악감독 데이비드 앤드루스 로저스는 생생한 피아노 연주를 선사했다. ‘오페라의 유령’으로서는 색다른 무대를 배경으로 작품을 홍보할 좋은 기회가 됐고, 미술관은 공연 라이브 전 배우들이 소장품 전시를 둘러보며 질문하고 자신의 감상을 이야기하는 ‘전시 관람 브이로그’ 영상을 제작해 자연스레 미술관과 전시를 알렸다. 30분간의 라이브 방송 동시 접속자는 1만 명으로 코로나 이전 서울관의 하루 평균 내방객(3,000명)의 3배가 넘었다. 미술관 관계자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 미술관의 역할에 대해 고민하다가 기획한 라이브”라며 “디지털 공간에서의 미술관의 역할과 전략에 대한 가능성을 엿볼 수 있었다”고 밝혔다. 미술관 측은 올해 4차례로 기획했던 라이브를 하반기에 좀 더 확대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당장 이달 말 한국 근현대 서예전이 열리는 덕수궁 관에서 국악 아티스트 세 개 팀과 콜라보 무대를 펼치며, 7월 말에는 청주관에서 인디밴드 아도이와, 9월에는 과천관에서 재즈 아티스트와 협업 무대를 선보인다.
이색 콜라보하면 국립극장의 여우樂(락) 페스티벌도 빼놓을 수 없다. ‘여기 우리 음악이 있다’는 의미의 여우락은 2010년부터 매년 한국 음악과 타 장르의 협업 공연을 선보이며 ‘우리 음악의 개념’을 확장해 나가고 있다. 내달 3일부터 25일까지 열리는 11회 여우락에서도 색다른 만남이 관객들을 기다린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폐막작인 ‘그레이트 크로스(Great Cross)’다. 여우락 예술감독이자 철현금 연주가인 유경화가 ‘신(新) 우리 음악’을 만들겠다는 각오를 담아 힙합 음악가 타이거JK, 광고·뮤직비디오 감독 조풍연과 함께 선보이는 공연이다. 철현금과 힙합이 빚어내는 절묘한 음악에 감각적 영상이 더해진 무대는 내달 24~25일 무관중 온라인 중계로 관객과 만난다. 특히 이번 공연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로 인한 상처를 위로하고, 방역 최전선에 있는 의료진과 봉사자를 응원하는 메시지를 담는다. 이 밖에도 올해 여우락에서는 굿 음악부터 판소리·재즈·힙합·사진에 이르는 다양한 장르가 융화되고 충돌하며 우리 음악의 현재를 보여줄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