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정책

中企도 '크라우드펀딩' 연 30억까지 조달한다

[금융위 크라우드펀딩 발전방안]

증권발행 한도 현 15억서 2배 늘려

일반인 한도도 1,000만→2,000만원

'K크라우드펀드' 200억 신규 조성

정부 정책지원도 대폭 확대하기로




자산관리 스타트업 ‘두물머리’는 사업 초기 투자자문 서비스인 ‘불리오 하이브리드’를 출시해 4개월 만에 자문계약 1,100건을 성사하며 화제를 모았다. 업계에서는 주목받는 스타트업이었지만 자금 조달은 쉽지 않았다. 벤처캐피털에 네트워크나 인연이 많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해 2월 두물머리의 사업은 ‘크라우드펀딩’을 만나며 숨통이 트였다. 투자 플랫폼 ‘와디즈’를 통해 ‘불리오 프로젝트’를 진행해 15억원의 자금을 모집한 것이다. 지난 2019년 1월 자본시장법 개정 이후 크라우드펀딩 증권 발행 한도 확대에 따른 법정 최대한도인 15억원을 모집한 첫 사례다.

앞으로 스타트업 시장에 두물머리와 같은 사례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당국이 증권형 크라우드펀딩의 증권 발행 한도를 1년 만에 두 배 수준으로 확대하기 때문이다. 또한 금융당국은 약 200억원의 펀드를 조성하는 등 정책 지원도 확대한다.

금융위원회는 16일 은성수 금융위원장 주재로 진행된 ‘크라우드펀딩 발전방안 간담회’에서 이 같은 내용을 발표했다. 증권형 크라우드펀딩은 온라인 플랫폼에서 주식·채권 등 증권을 발행하고 투자수익을 배분하는 투자 방식이다. 금융위가 인가한 중개업체 플랫폼을 통해 특정 기업에 펀딩 형식으로 투자를 진행하고 이후 기업이 수익을 올리면 투자자가 배당이나 주식으로 돌려받는 방식이다. 물론 기업이 손실을 보거나 파산하면 원금을 잃을 가능성도 있다.


국내에서는 2016년 1월 처음 도입된 증권형 크라우드펀딩은 제도 시행 이후 지난 4년간 585개 기업이 총 1,128억원을 조달하는 등 창업·벤처기업의 새로운 자금 수단으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그간 발행 기업의 업력을 7년 이내로 제한하거나 발행 한도를 15억원 이내로 제한해 혁신 기업의 활용도가 떨어지는 한계가 있었다. 이에 금융당국은 현 시점을 크라우드펀딩 제도가 도입기에서 도약기로 이동하는 시기로 보고 혁신 기업의 성장지원 제도로서 보다 폭넓게 활용될 수 있도록 기업·투자자·중개기관의 역할을 강화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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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위해 우선 주식을 활용한 펀딩 발행 한도를 연간 15억원에서 30억원으로 대폭 늘린다. 채권은 현행 15억원을 유지하되 상환 독려 등을 위해 15억원을 발행한 후 연내 5억원을 상환할 경우 연내 추가로 5억원을 발행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상환금액만큼 한도를 복원하도록 한다. 기업 발행 한도 확대에 맞춰 투자자들의 투자 한도도 현행 일반 투자자 1,000만원, 적격투자자 2,000만원 수준에서 각각 2,000만원, 4,000만원으로 늘린다.

기존 비상장 창업·벤처기업만 발행할 수 있도록 하던 규제는 비상장 중소기업으로 확대하고 대상 사업도 ‘문화산업 등 일부’에서 ‘크라우드펀딩 가능 업종 전체’로 넓힌다. 투자자들이 집단지성에 의해 투자할 수 있도록 중소기업 수익 지분의 70% 이상으로 정해진 지분 제한도 50% 이상으로 낮춘다. 크라우드펀딩을 진행하고 있음을 알리는 단순 광고에 대해서는 광고 수단의 제한을 폐지한다.

정부의 정책 지원도 확대된다. 금융위는 성장금융·예탁원 등과 함께 ‘K크라우드펀드’를 약 200억원 규모로 신규 조성해 향후 소진율에 따라 추가 펀드 조성을 추진한다. 또한 정책금융기관의 펀딩 성공기업 연계대출을 향후 5년간 1,500억원 지원한다.

다만 투자자 보호 장치는 더욱 강화된다. 당국은 사기 등 범죄 이력이 있는 기업의 크라우드펀딩 발행을 금지하고 중개기관의 불건전 영업행위도 철저하게 감독할 계획이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재택근무 확대, 온라인 쇼핑 증가 등 생활방식의 변화는 경쟁력을 갖춘 혁신 기업에 새로운 기회지만 모험자금 공급이라는 특성상 높은 투자 위험이 있다”며 “중개 기관과 기업이 책임감을 갖고 신뢰받는 시장을 만들어나가는 데 앞장서주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서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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