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종목·투자전략

변동장도 못 말린 개미들...투자자 예탁금 50조 눈앞

부동산 규제에 넘치는 돈 증시로

15일 기준 48조 돌파...역대 최대

'빚투' 신용거래융자도 2년래 최고

플랫폼·2차전지 등 성장산업 베팅




코스피지수가 2,000선을 회복한 후 급등락이 반복되고 있는 가운데 증시 대기자금인 투자자 예탁금 규모가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50조원에 근접했다. 증시 변동성 확대에도 풍부한 유동성을 기반으로 한 자금들이 증시에 몰리면서 빚을 내 투자하는 신용거래융자잔액도 올해 처음으로 12조원을 넘어섰다.

16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전날 기준 투자자 예탁금 규모는 48조2,068억원으로 역대 최고 기록을 세웠다. 코스피가 1,609.97로 마감한 지난 3월24일 올해 처음 40조원을 돌파했고 이후 코스피 반등과 함께 증가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 늘어나고 있는 투자자 예탁금은 증시 하락을 막아주는 안전판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투자자 예탁금이 증가한 것과 관련해 증권 업계에서는 저금리로 유동성이 확대된 가운데 주요 투자처였던 부동산시장에 대한 정부 규제가 강화되면서 상대적으로 증시의 투자 매력이 높아졌기 때문이라는 진단이 나온다. 실제로 투자자 예탁금 규모는 지난해 말 27조원대에서 올해 1월 30조원을 넘어서면서 증가 추세가 본격화됐고, 유가증권시장에서 월간 기준으로 개인투자자의 매수세도 이달까지 지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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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촉발되고 있는 산업 지형의 변화도 개인투자자를 증시로 이끌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2010년대 들어 미국 증시는 상승세가 이어진 반면 국내 증시는 ‘박스피’라는 별명을 얻을 정도로 상승세가 제한돼 있는 동안 조선·건설·철강·자동차 등 전통적 주력산업의 기업 주가가 하락했다”며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반도체·2차전지·플랫폼·바이오 등 성장이 기대되는 산업의 기업을 중심으로 미래 가치를 반영한 멀티플의 재평가가 이뤄지면서 해당 기업들에 대한 투자가 이뤄지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올 상반기 유가증권시장에서 시가총액이 증가한 대표적인 기업으로는 플랫폼 기업 네이버·카카오(035720)와 2차전지 기업 LG화학(051910)·삼성SDI(006400) 등이 꼽힌다.

개인들의 증시 유입이 활발해지면서 신용거래융자잔액도 증가해 12조원을 넘어섰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신용거래융자잔액(코스피·코스닥)은 최근 54거래일간 꾸준한 상승세를 이어오며 이달 15일 기준 12조598억원을 기록했다. 2018년 6월20일 12조2,725억원 이후 2년 만에 사상 최대 규모이며 올 3월 말과 비교해서는 80% 이상 증가한 것이다. 신용거래융자는 증권회사가 투자고객으로부터 일정한 증거금(신용거래보증금)을 받고 주식거래를 결제하기 위해 빌려주는 매매대금이다. 신용거래융자잔액 증가는 증시 상승을 기대하고 빚을 내 주식을 사는 투자자가 늘어나고 있다는 신호로 평가된다.

신용거래융자잔액이 늘어나자 일부 증권사들은 재원 마련을 위해 융자 방식까지 바꾸고 있다. 한국증권금융에서 대출받아 고객에게 융자하는 방식(유통융자)으로 신용거래융자를 제공해오던 NH투자증권은 올해 정해진 한도가 초과되자 이달부터 일시적으로 유통융자 대신 자기자본을 활용한 자기융자 방식으로 변경했다. 반대로 자기융자 방식으로 신용거래융자를 제공해온 미래에셋대우는 자금조달을 위해 이달부터 일시적으로 신용거래융자 방식을 유통융자로 전환했다. 한 금융투자 업계 관계자는 “신용거래융자금리가 은행권 대출금리보다 다소 높은 수준(4~11%대)임을 감안하면 신용거래융자잔액 증가는 개인투자자의 뜨거운 주식 투자 열기를 나타내는 지표”라고 설명했다. /박경훈·양사록기자 socool@sedaily.com

박경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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