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국내 개인투자자들이 미국 주식을 직접 사들이는 규모가 역대 최대 수준으로 커진 가운데 미국의 펀드 매니저 10명 중 8명 가량이 현재 미국 주식의 가격이 과대 평가됐다고 본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17일 미 경제전문매체 CNBC 및 마켓인사이더 등에 따르면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16일(현지시간) 헤지펀드 등 매니저 212명을 대상으로 현 시장을 진단하는 설문 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조사자 중 약 78%는 현 주가는 과도하게 높다고 평가했다. BoA가 1998년 관련 조사를 시작한 이래로 역대 최대 수준이다. 게다가 1999~2000년 이른바 ‘닷컴버블’이 터졌던 시기의 수치도 웃도는 수준으로 평가된다. 코로나19 사태의 여파로 실물 경기의 회복은 여전히 더딘 것에 반해 미 증시는 이와 동떨어진 채 무서운 속도로 상승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S&P500지수는 16일 전일 대비 1.90% 상승한 3,124.74로 마감했고 연저점과 비교하면 약 40% 가량 치고 올라온 상황이다. 메리츠증권에 따르면 이 같은 현 미국 시장의 12개월 예상 PER(주가수익배율)은 21배를 넘어서 2000년 버블 이후 최고수준에 도달한 것으로 평가된다.
올 3월 연저점을 찍은 뒤 현재까지 이어지는 상승세를 새로운 강세장이라고 평가하는 매니저는 37%에 불과해다. 대신 약세장 속에 반등을 이어가고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절반을 넘어 53%에 이르렀다.
또 코로나 사태로 인한 경제 회복의 국면이 ‘V자’ 형태로 진행된다고 보는 매니저는 18%에 그쳤다. 대신 대다수는 완만한 회복을 예상하는 ‘U자’형과 경제가 다시 충격에 빠질 수 있는 ‘W자’형을 예상했다.
향후 시장을 크게 흔들 수 있는 ‘꼬리위험’ 요인으로는 코로나19의 2차 유행을 꼽았다. 실업문제와 올 연말 미국 대선의 민주당 압승 등의 변수가 그 뒤를 이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올해 국내에서 미국을 직접 사고 파는 규모는 지난해 1년 간의 기록을 넘어 사상 최고 수준에 도달한 상태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해 들어 현재까지 미국 주식의 총 결제 규모는 537억6,800만달러로 지난해 총 결제 규모(308만6,600달러)를 크게 웃돌고 있다. 올해 순매수는 61억1400만달러로 집계되며, 지난해부터 월간 약 10억~20억달러 수준으로 나타나던 매수 규모는 올해 3월부터 60억 달러대로 부쩍 증가한 것으로 나타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