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금융가

"디지털 혁신에 사활" 순혈주의 깨는 농협은행

CDO 자리 첫 외부 수혈 추진

데이터사업 전담조직 신설도




NH농협은행이 디지털 사령탑에 처음으로 외부 전문가를 영입하고 데이터사업 조직을 신설한다. ‘데이터 3법’ 개정, 빅테크의 금융 서비스 진출 등으로 금융권의 디지털 혁신이 사활을 건 생존경쟁으로 치닫고 있는 상황에서 농협은행도 기존의 보수적 문화와 순혈주의 전통을 깨고 ‘데이터 대전’에 뛰어들 준비를 서두르고 있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농협은행은 디지털금융부문을 이끄는 디지털금융최고책임자(CDO) 자리에 외부 전문가를 영입하기 위해 인선 작업에 돌입했다. 손병환 농협은행장은 “적합한 인물을 발탁하기 위해 외부에서 물색 중”이라며 “빠른 변화 속도에 발맞춰 조직에 자극을 주고 열린 채용을 해보겠다는 의지”라고 말했다.


2018년 CDO 직책을 신설한 후 농협은행이 이 자리에 외부 전문가를 선임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신한·KB국민·하나·우리은행이 일제히 외부 디지털·정보기술(IT) 전문가를 수혈해 디지털 총괄을 맡긴 것에 견주면 다소 온도 차가 있었다. 더욱이 농협은행의 CDO는 현재 수석부행장인 장승현 경영기획부문장이 겸임하고 있어 반년째 사실상 공석 상태였다. 금융권의 디지털 경쟁이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전임 디지털 사령탑의 부재가 길어지는 것을 두고 조직 안팎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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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조직도 대대적으로 개편한다. 농협은행은 디지털금융부문 산하에 ‘데이터사업부’를 30~40명 규모로 신설할 방침이다. 현재 디지털전략부·디지털채널부·디지털마케팅부·고객행복센터 체제인 디지털금융부문에 데이터 사업 전담 조직이 새로 만들어지는 것이다. 앞서 농협은행은 2017년 빅데이터추진단을 꾸리고 빅데이터 플랫폼인 ‘NH 빅스퀘어’를 구축하는 등 일찍이 디지털 금융의 핵심으로 꼽히는 데이터 사업을 준비해왔지만 이를 전담하는 정규 조직을 만드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데이터사업부는 신임 CDO 영입과 발맞춰 오는 7월1일자로 정식 출범할 예정이다.



데이터사업부는 마이데이터·빅데이터·개인자산관리(PFM)·데이터분석 등 4개 팀으로 꾸려진다. 농협은행은 이미 데이터 금융사로 거듭나기 위해 고삐를 조여온 만큼 CDO 외부 수혈과 조직 개편이 마무리되면 데이터 신사업에 본격 뛰어들 것으로 보인다. 이날 농협은행이 참여한 컨소시엄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서 주관한 ‘2020년도 마이데이터 실증 서비스 지원 사업’에 사업자로 선정되기도 했다. 손 행장은 “은행권에서 데이터 산업은 전력으로 할 수밖에 없는 분야”라며 “다른 은행에 비해 다소 투자가 부족했던 부분을 보완하겠다”고 강조했다.


빈난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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