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16일 남북 합의에 따라 비무장화된 지역의 ‘요새화’ 선언에 이어 전격적으로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한 가운데 유승민 전 미래통합당 의원이 “이게 평화냐?”라고 되물으며 “이게 지난 3년 동안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이 한없이 ‘비굴하고 굴종적인’ 저자세의 대북유화책을 쓴 결말”이라고 날선 비판을 쏟아냈다.
유 전 의원은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앞으로 북한은 더 위험한 도발을 계속할 것”이라면서 “개성공단과 금강산시설의 파괴, 비무장지대 군대 투입은 물론이고 핵과 미사일 도발, 천안함 폭침이나 연평도 포격 같이 육해공을 가리지 않고 도발할 것”이라고 전망한 뒤 이렇게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유 전 의원은 “대한민국 대통령이 북으로부터 ‘푼수 없는 추태’라는 모욕을 들어가며 비핵화를 포기하고 북한을 사실상 핵보유국으로 만들어줬던 바로 그 대북정책의 결말이 어제의 폭파였다”고 날을 세웠다.
유 전 의원은 이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 사람들이 정신을 차릴 거라는 순진한 기대는 조금도 하지 않는다”고 쏘아붙이면서 “그들은 지금도 판문점선언 국회비준이니 종전선언 결의안이니 전단금지법 같은 환각에 빠져 ‘대포로 폭파 안한 게 어디냐’고 하지 않는가”라고 맹비난했다.
아울러 유 전 의원은 “이제는 우리 국민이 정신을 차리고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북은 이미 완성된 핵미사일을 절대 포기하지 않을 것이고 더 험한 협박과 도발로 나올 거라는 우리 안보의 현실을 똑바로 알아야 한다”고 상황을 짚었다.
덧붙여 유 전 의원은 “북한 땅에 우리 국민의 돈으로 연락사무소를 짓고 개성공단을 짓고 금강산 호텔을 짓는다는 게 얼마나 어리석고 황당한 짓인지를 깨달아야 한다”고 지적한 뒤 “북의 ‘최고존엄’에게 끝없이 아부하고 눈치를 살피는 비굴함과 굴종으로는 결코 진정한 평화를 얻을 수 없다는 진실, 진짜 평화는 우리 스스로의 힘으로만 이룰 수 있다는 진실을 깨달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북한은 16일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이 지난 13일 담화에서 예고한대로 개성공단 내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했다. 개보수에 약 170여억원이 투입된 연락사무소가 한순간에 잿더미로 변했다.
국방부와 통일부에 따르면 북한은 이날 오후 2시49분 연락사무소를 폭파했다. 연락사무소는 2018년 4월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발표한 판문점 선언 합의에 따라 그동안 남북교류협력협의사무소로 사용되던 건물을 개·보수해 그해 9월 문을 열었다.
사무소 문을 여는데 투입된 비용은 재료비 34억9,000만원 등 모두 97억8,000만 원으로 전해졌다. 여기에 남북교류협력협의사무소를 처음 열 때 사용된 공사비 80억 원까지 포함하면 모두 177억8,000만원이 쓰인 셈이다. 북한 땅에 들어선 건물이지만 당시 건설비는 우리 쪽에서 부담했다.
연락사무소 개소 이후에는 소장회의가 매주 1회 열렸다. 하지만 지난해 2월 북미 정상회담 결렬 이후 회의는 개최되지 않았고, 올해 1월부터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운영이 아예 중단됐다.
그럼에도 연락사무소는 문재인 정부가 남북관계에서 거둔 최대 성과로 자부해 온 자산이다. 김 제1부부장도 이 점을 이용해 대북전단 살포 금지를 조치를 요구해왔다. 그는 지난 4일 담화에서 연락사무소 폐쇄 등을 거론한 뒤, 이어 13일에는 “멀지 않아 쓸모없는 북남(남북) 공동 연락사무소가 형체도 없이 무너지는 비참한 광경을 보게 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