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관광특구 지정을 추진하는 부산 서구가 포스트코로나에 대비한 비대면 방식의 모바일 의료관광 플랫폼을 구축해 러시아를 시작으로 해외 의료관광시장 공략에 나선다.
서구는 17일 오후 3시30분 구청 대회의실에서 부산대병원·동아대병원·고신대복음병원·삼육부산병원, 부산은행, 금융결제 중개업체 케이에스넷, 모바일 플랫폼 제작업체 모두모아와 ‘지역상생형 모바일 의료관광 플랫폼’구축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 플랫폼은 서구가 구축하는 대표 플랫폼 내에 4개 대형병원, 관광지, 그리고 숙박업소, 음식점, 카페, 편의점 등 관내 업소들이 각각 개별 앱을 만들어 관리하는 앱인앱(앱 속의 앱) 방식으로 운영된다.
이 플랫폼의 최대 강점은 포스트코로나에 대비한 비대면 방식의 모바일 의료관광 기반이라는 점이다. 환자들은 해외에서도 대표 플랫폼을 통해 자신의 휴대폰으로 4개 대형병원의 앱에 접속해 국제진료센터 직원으로부터 실시간으로 의료 상담에서부터 견적, 예약, 결제, 환불까지 원스톱으로 받을 수 있다. 또 마찬가지 방법으로 개별 앱이 등록된 관내 관광지와 숙박업소, 음식점, 카페, 편의점 등도 이용할 수 있으며 GPS와 연동해 방문지의 위치와 정보를 확인한 뒤 혼자서도 찾아갈 수 있다.
해외 의료관광객 유치에 사활을 걸고 있는 대형병원 등에도 이 플랫폼은 매력적이다. 플랫폼의 푸싱 기능을 통해 해외 환자들에게 최신 의료 및 관광 정보를 실시간으로 제공할 수 있으며, 해외 현장설명회 등 의료관광객 유치를 위한 대규모 행사 비용이나 국내외 에이전시를 이용할 때 드는 수수료 부담도 크게 낮출 수 있다.
첫 타깃 국가는 인구 1억4,000만 명의 러시아로 서구를 찾는 해외 의료관광객 가운데 러시아인이 가장 많은(2018년 기준 49.7%) 점이 반영됐다. 서구는 우선 시·구비와 민간 투자 등 2억5,000만 원을 투입해 대표 플랫폼 앱과 협약 기관 및 업소의 개별 앱을 러시아어로 제작하고 다국어 결제시스템을 만들어 내년 상반기에는 러시아인들이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앱을 다운로드해 의료관광에 나설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이 플랫폼의 또 하나의 강점은 ‘지역 상생형’이란 점이다. 4개 대형병원들은 해외 의료관광객들이 결제한 의료비의 10%를 지역사회에 환원할 방침이다. 이 가운데 절반은 의료관광객들이 관내 관광지나 숙박업소, 음식점, 카페, 편의점 등을 적극적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지역화폐(포인트)로 되돌려줄 예정인데 대형병원과 소상공인들이 의료관광을 통해 상생해 나가는 전국 최초의 선순환 모델이 될 전망이다. 나머지 절반은 24시간 의료관광 상담창구, 통역풀 등 모바일 플랫폼 운영에 사용되는데 다문화 이주민을 활용해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공한수 서구청장은 “서구는 의료와 관광 인프라를 모두 갖춘 보기 드문 곳으로 이번 플랫폼을 교두보로 삼아 해외 환자 유치에 적극 나서겠다”며 “내년에 지방 최초의 ‘글로벌 스마트 헬스케어 의료관광 특구’ 지정을 받아 2026년 의료관광객 2만 명, 경제파급효과 2,000억 원, 일자리 1,000개 창출 목표를 달성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부산=조원진기자 bscity@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