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더 이상 들어설 곳이 없어 보이는데도 도시의 아파트는 점점 늘어난다. 더 높이, 더 빽빽하게 자리를 잡는다. 아파트가 늘어날수록 사람들의 갈등은 커진다. 벽과 바닥을 타고 온갖 소음이 울려 퍼지기 때문이다. 아이들 뛰는 소리, 악기 연주 소리, 가구 옮기는 소리…. 떠올리기만 해도 절레절레 고개를 흔들게 된다.
소음의 고통이 큰 이유는 같은 건물 아래 위에 살지만 서로 서먹서먹하거나 아예 모르는 사이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일단 참아보자는 마음으로 버텨보지만 인내심이 한계를 넘어서는 순간 짜증과 분노는 순식간에 폭발한다.
이처럼 소음이 가득한 아파트에서 벌어지는 이웃 간의 갈등과 화해 이야기를 다룬 그림책이 출시 됐다. 제목부터 ‘쿵쿵 아파트’다. 소음이라는 단어만 봐도 눈살이 찌푸려진다는 걸 감안 했는지 그림책 작가는 뾰족해진 마음을 어루만져 주기 위해 폭신하고 포근한 양모 펠트 인형과 아기자기한 미니어처로 화면을 구성했다.
책의 바탕은 한국콘텐츠진흥원 ‘콕 프라이즈’ 최우수작품상, 일본 디지콘6 아시아 어워즈 베스트 테크닉 부문 은상, 뉴욕 국제 어린이 영화제 관객상 등을 수상하며 국내외에서 주목받은 스톱 모션 애니메이션 ‘토요일 다세대 주택’이다. 대신 그림책에는 더 섬세하게 매만져진 인형이 등장한다.
책이 주는 메시지는 소통과 배려다. 위기에 처한 이웃을 돕기 위해 순식간에 모두 나서는 장면을 보여줌으로써 적대적 감정보다는 서로 도우려는 마음이 이 세상에 더 필요하다는 걸 아이들에게 알려준다. 4세 이상. 1만3,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