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코로나 19) 확산에 따른 주요국의 록 다운 (이동 제한) 조치로 2020년 1분기 해외직접투자액이 전년 동기 대비 15.3% 감소한 126억 2,000만 달러로 쪼그라들었다. 이는 2018년 1분기(-27.9%) 이후 2년 만에 처음으로 감소한 것이다. 코로나 19에 따른 경제 불확실성 강화, 그리고 전 세계적 수요 위축으로 대다수 기업이 해외 직접 투자를 줄이고 구조조정에 들어간 데 따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특히 한국 경제의 근간인 제조업의 해외직접투자 금액은 전년 동기 대비 55.4%나 감소했다.
19일 기획재정부의 ‘2020년 1분기 해외직접투자 동향’에 따르면, 1분기(1월~3월) 해외직접투자액은 126억 2,000만 달러로 급격히 줄어들었다. 1~2월은 전년 동기 대비 유사한 수준이었으나, 3월 들어 코로나 19로 인한 투자 감소 영향이 반영돼 45.6% 감소했다는 게 기재부의 설명이다. 해외직접투자 금액에서 지분 매각, 대부투자 회수, 청산 등을 통해 회수한 금액을 차감한 순 투자액 또한 전년 동기 대비 21.4%나 감소한 105억 5,000억 달러에 불과했다.
업종별로는 금융·보험업과 제조업에서의 뚜렷한 투자액 감소세가 눈에 띄었다. 금융업의 경우 코로나 19로 인한 자금 시장 불확실성 및 전 세계 주가 하락으로 전년 동기 대비 31.3% 감소했고, 제조업은 2019년 대형 투자 건에 따른 기저효과와 코로나 19로 인한 전 세계 수요위축으로 무려 55.4% 감소했다. 반면 전기·가스공급업은 예외적으로 국내 가스 공기업의 캐나다 액화 플랜트 투자로 인해 694.0% 증가했다. 부동산업도 올해 초 유럽·북미지역을 중심으로 대형 부동산 투자가 확대됐던 게 영향을 미쳐 전년 동기 대비 23.9% 증가했다. 업종별 투자(투자액 비중 기준)는 금융·보험업 36억 달러(28.5%), 제조업 26억 달러(20.6%), 부동산업 20억 2,000만 달러(16.0%), 전기·가스공급업 15억 달러(11.9%), 도소매업 11억 1,000만 달러 (8.8%) 순이다.
국가별로는 미국 35억 8,000만 달러(28.4%, 이하 투자액 비중), 캐나다 13억 7,000만 달러(10.8%), 케이만군도 10억 8,000만 달러(8.6%), 싱가포르 8억 6,000만 달러(6.8%), 베트남 7억 9,000만 달러 (6.3%) 순으로 투자가 이뤄졌다. 주목해야 할 점은 캐나다를 제외한 미국(-7.1%), 케이만 군도(-17.2%), 싱가포르(-20.4%), 베트남(-16.0%) 등 주요국에 대한 투자가 전반적으로 감소한 가운데, 코로나 19의 직격탄을 맞은 중국에 대한 투자가 7억 3,000만 달러로 56.7%나 줄었다는 것이다. 홍콩에 대한 투자도 1억 7,000만 달러로 74.9% 급감했다. 지역별로는 북미 49억 5,000만 달러(39.2%, 이하 투자액 비중), 아시아 35억 6,000만 달러(28.2%), 유럽 23억 5,000만 달러(18.6%), 중남미 13억 7,000만 달러(10.8%) 순으로 투자가 이뤄졌다.
/세종=하정연기자 ellenaha@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