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기간산업 협력사에 5조…車부품업체엔 2조 투입

정부, 경제중대본회의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9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7차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 회의를 주재하며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9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7차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 회의를 주재하며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기간산업 협력업체에 5조원, 자동차부품 기업에 ‘2조원+α’등 총 7조원 이상을 긴급 투입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175조원 이상의 민생·금융안정 패키지를 가동했지만 신용도가 낮은 중견·중소기업은 여전히 어렵다는 지적에 특화된 보완대책을 내놓았다.

19일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정부서울청사에서 제7차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 회의를 열고 “산업생태계 유지를 위해 기간산업 협력업체·차부품사를 겨냥한 맞춤형 금융지원 방안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우선 5조원 규모의 기간산업 협력업체 지원 프로그램은 항공·해운과 관계부처 협의로 지정하는 업종 중 중소·중견기업이 대상이다. 수혜 기업은 원청업체·소관부처가 산업생태계 유지에 필수적인 곳을 선정한다. 다만 좀비기업의 연명을 막기 위해 코로나19 이전부터 어려웠던 기업은 제외한다. 신규 운영자금 용도로 저리대출이 나가며 한도는 △필요자금 규모 △1,000억원 △연간 매출액의 50% 중 적은 금액이다. 만기는 2년이며 고용유지 노력을 인정받으면 금리 인하 인센티브가 주어진다.

정부는 이를 위한 특수목적기구(SPV)를 설립하기로 했다. 40조원의 기간산업안정기금에서 1조원을 SPV에 출자한다. 시중은행이 협력업체에 대출해주면 SPV는 은행으로부터 대출채권을 매입한다. 이를 기초로 유동화증권(P-CLO)을 발행해 시장에 유통한다. 홍 부총리는 “기존 대출 외에 추가 한도를 주는 것이라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대출은 다음달 하순부터 집행된다.

이날 정부는 기업인 이동 지원을 위해 한국과 중국 간에 시행되고 있는 이른바 ‘신속통로제도(패스트트랙)’인 입국특례제도도 베트남·싱가포르·아랍에미리트(UAE) 등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홍 부총리는 “전파 위험이 낮은 국가에 단기출장한 후 귀국 시 자가격리 면제 적용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태규기자 세종=황정원기자 classic@sedaily.com



“제2 와이어링 하네스 막는다”...현대차도 1,200억 출연

손병두(왼쪽)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1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기간산업 협력업체 지원방안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제공=금융위손병두(왼쪽)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1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기간산업 협력업체 지원방안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제공=금융위


정부가 기간산업 협력업체 지원에 팔을 걷어붙인 것은 협력업체가 산업생태계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지만 신용도가 낮아 그동안의 금융대책에도 도움을 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홍 부총리는 “2월 ‘와이어링 하네스’라는 한 개의 부품공급 차질로 대기업 완성차업체가 셧다운됐다”며 “협력업체 지원으로 공급망 단절 리스크를 차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2조원+α’가 투입되는 차 부품업체 지원안 중에는 신용보증기금의 300억원 규모 ‘프로젝트 공동보증’이 눈에 띈다. 완성차 업체의 특정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협력기업들을 묶어 공동보증을 해주는 것이다. 신용등급이 낮은 하청업체도 비교적 쉽게 보증을 받을 수 있다. 정부는 “신보에서 처음 시도하는 혁신적인 보증지원”이라며 “차부품 산업을 시작으로 여러 산업에서 취약한 협력업체를 지원하는 유용한 제도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또 신보는 산업은행과 손잡고 2,700억원의 ‘상생 특별보증 패키지 프로그램’ 마련에도 나선다. 기존 보증·대출과 별개 한도로 지원하며 한도는 업체당 최대 70억원이다. 산은과 기업은행은 3,500억원 규모의 ‘동반성장펀드 프로그램’도 가동한다. 중·저신용등급 업체에 우대금리로 대출해주는 상품이다. 온기를 저신용등급 회사로 몰아주기 위해 은행 내부심사 후 신용도 A등급 이상 기업은 제외한다. 자산관리공사(캠코)도 3,000억원 규모의 ‘원청업체 납품대금 담보부대출’에 나선다. 완성차업체의 매출채권을 가진 중견기업이 대상이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정부의 차부품사 지원 프로그램에 총 1,200억원을 출연해 힘을 보탠다.

이밖에 산은은 총 1조원 규모의 ‘힘내라 주력산업 협력업체’ 프로그램을 통해 차부품 업체를 지원한다. 대기업 납품거래 실적이 있는 협력업체가 대상이며 신용도와 무관하게 운영자금을 저리에 대출해준다.

아울러 지금은 차부품 관련 중소기업에만 정책금융기관·은행권이 대출 만기연장을 해주지만 앞으로는 차부품 중견업체도 만기를 연장해준다. 올해 말까지 만기 도래하는 기존 대출에 대해 5대 시중은행이 최대 1년까지 원금납부를 유예한다. 정부는 만기연장과 산은의 협력업체 지원안은 즉시, 다른 프로그램은 이달 말부터 다음달 중순까지 순차적으로 시행할 예정이다.

이태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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