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각종 수도권 부동산 규제에 한동안 소외되던 일산신도시 아파트시장이 이달 ‘반짝’ 불이 붙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최근 6·17 대책에 의해 다시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되면서 찬물이 끼얹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21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 15일 기준 일산 서구의 아파트값은 0.23% 상승했다. 해당 수치는 지난 2017년 7월 이래 3년여 만에 최대 상승률이다. 지난주(0.12%)와 비교하면 2배 가까이 폭을 키웠다. 일산서구 ‘문촌19단지’ 전용 84㎡는 지난 11일 5억6,000만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갱신했다. ‘강선2단지’ 전용 101.8㎡ 또한 같은날 5억3,000만원에 손바뀜되며 전고가를 훌쩍 뛰어넘었다.
거래량도 급등했다. 지난 19일 기준 일산 서구에 등록된 6월달 아파트 거래량은 총 1,025건이었다. 조정대상지역에서 해제됐던 지난해 11월(1,174건)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아직 6월이 다 지나지 않았고 신고 기한 또한 상당히 남은 점을 고려하면 이달 거래량은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일산은 지난해 5월 3만8,000여가구 규모의 창릉신도시 발표 등 각종 악재로 집값 하락이 이어졌다. 여기에 향동·삼송·지축·덕은 등 고양 덕양구 내 각종 택지지구 개발에 따른 공급도 수요가 분산되는 효과를 낳았다. 하지만 최근 수도권 아파트 시장이 풍선효과로 달아오른 가운데 비규제지역인 일산신도시 내 구축들에 투자 수요가 대거 몰리면서 지난해 말부터 소폭 상승세를 보였다. 앞서 일산서구와 동구의 경우 기존에는 조정대상지역이었지만 킨텍스 지구 등을 제외한 전역이 지난해 11월 부산 해운대·동래·수영구 및 남양주 일부 지역 등과 함께 규제지역에서 해제됐다.
하지만 이번에 발표된 6·17 대책은 일산의 3년여 만의 상승장에 다시 한 번 찬물을 끼얹을 전망이다. 해당 대책에는 고양시 전역을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하는 내용이 담겼다. 이에 일산신도시 일대는 7개월여 만에 다시 각종 규제를 받게 됐다. 접경지역이라며 이번 대책에서 제외된 김포·파주와의 형평성이 맞지 않는다는 주장도 나온다. 한 일산 주민은 “앞서 대북전단 살포에 따른 위험구역 지정 시에서는 고양시도 접경지역이라더니 이번 대책은 또 접경지역이 아니라며 규제했다”며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 식 규제 아니냐”며 분통을 터뜨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