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역 연기의 대표주자 배우 이유리가 이번에는 강인한 아내, 엄마 역할로 스크린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22일 오후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점에서 영화 ‘소리꾼’ 언론 시사회가 열렸다. 조정래 감독과 명창 이봉근, 배우 이유리, 김동완, 박철민이 참석해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소리꾼’은 영조 10년 착취와 수탈, 인신매매로 정국이 어수선한 시기 납치된 아내 간난을 찾기 위해 저잣거리에서 노래하는 소리꾼 학규를 중심으로 뭉친 광대패의 조선팔도 유랑기를 그린 뮤지컬 영화다.
영화에서 이유리는 독립적이고 현실에 안주하지 않는 ‘간난’역을 맡아 소리꾼 남편 ‘학규’(이봉근), 사람스러운 딸 ‘청이’(김하연)와 따뜻한 가족애를 연기한다.
이유리는 “오랜만에 영화를 찍어서 굉장히 떨리고 부족함을 느낀다. 이번 영화를 통해서 우리 서민들이 어떻게 살았고, 비평이 담긴 판소리를 하다가 죽임을 당하기도 한 사연도 알게됐다”면서 “결말을 알고서 찍었기에 슬퍼하면서 찍었는데 민족애와 서민들이 소소한 행복조차 누리지 못한 사실이 가슴 아프게 느껴지기도 했다”며 촬영을 하며 느낀 소감을 전했다.
이어 “사실 기존에 했던 역할과 너무 달라서 새로운 관점에서 감독님이 저를 캐스팅해준 것만으로도 감사했다. 이유리에 관한 고정관념을 깨뜨려 주신 것, 제 가능성을 봐주신 것이 감사해서 촬영 내내 행복했고, 한편으론 제가 부족해서 튀어 보이면 어떡하지 고민도 했었다”며 “사극에 대한 애정도 남달랐기에 예쁘게 나오는 그런 거 없이 자연스럽고 망가지고 그런 것도 좋아하는 편이라 행복하게 조선 팔도 다니면서 여행하듯 촬영하며 즐거웠었다”고 덧붙였다.
이유리는 조정래 감독과 함께 작업하면서 많은 것을 배우고 느끼게 되었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현장에서 감독님께 연출을 비롯해 정말 많이 배웠던 것 같다. 감독님께 연기 관련 고민상담도 많이 했었는데 감독님은 출연진 200명 한 분 한 분 선배님 호칭하면서 ‘누구하나 우리에게 아래 위가 없고, 넓고 작음이 없고 다 똑같은 모두가 다 주인공, 우리 모두가 주인공’이라고 얘기해주셨다”며 “보조출연자들 감정선까지 살펴주셨다. 너무 감동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 영화가 이런 내용 아닐까, 서민들의 크지도 높지도 화려하지도 않은 이야기, 소소하고 너무 평범한데 거기 아무것도 누리지 못하는 행복이 많아서 가슴이 아픈데…감독님은 메시지로 그런 사실을 일러주셨다. 그 감동, 저도 그렇게 살아야겠다. 현장에서 저런 모습 많이 보여야겠다고 느꼈던 거 같다”고 감독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이유리의 ‘찐 팬’을 자처한 조정래 감독도 화답해 보였다. 조 감독은 “특히 유리씨에게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유리씨 찐 팬인데, 처음에 봤을 때 심장이 내려앉는 줄 알았다”고 웃으면서 “유리씨는 연기가 뛰어난 분이다. 우리 영화 시나리오 쓰고 나서 유리씨가 ‘갓난’ 역할 해주시길 바랐는데 와주셔서 감사하다. 순수한 유리씨 모습이 잘 담겨있어서 좋았던 거 같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이유리는 “판소리에 대해 전혀 알지 못했고, 크게 관심 같지 않은 분야였는데 영화를 끝내고 우리 소리에 대해 알게 됐다. 우리 소리가 단순히 예전에 들었던 소리라고 생각할 수 있는데 ‘우리 소리’가 선조와 서민들이 살았던 시대와 정서, 교훈적 메시지가 담겨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가족들과 꼭 한번 보셨으면 좋겠다. 처음 봤을 때와 두 번째 봤을 때 또 다른 느낌이기에 여러 번 보셨으면 좋겠다”고 관람을 당부했다.
영화 ‘소리꾼’은 7월 1일 개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