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7 대책으로 오늘부터 강남 대치·삼성·청담 및 송파 잠실동 일대가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이게 됐다. 이런 가운데 갭 투자 막차를 타려는 수요에 지난 주말 이들 지역에서 아파트가 대거 거래되며 신고가가 속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지역 내 아파트 절대 다수가 주택담보대출이 불가능한 15억 원 초과 초고가 주택인 점을 고려하면 현금부자들이 규제에 앞서 아파트 쇼핑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23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에 따르면 6·17 대책이 발표된 이후인 지난 20일 강남구 대치동 ‘동부센트레빌’ 전용 121.7㎡는 35억원에 손바뀜되며 신고가를 기록했다. ‘래미안대치하이스턴’ 전용 110.4㎡ 또한 같은 날 25억 5,000만원에, ‘대치롯데캐슬’ 전용 105.2㎡는 지난 21일 20억 5,000만원에 거래되며 역시 전 고가를 뛰어넘었다. 이외에도 대치동에서는 지난 17일 이후 10건의 실거래가 등록됐다. 모두 주택담보대출이 불가능한 15억원 초과 초고가 주택들이다.
함께 허가구역으로 묶인 지역들도 뜨거웠다. 강남 삼성동 ‘삼성롯데’ 전용 78.3㎡는 지난 21일 16억 5,000만원에 거래됐다. 5년 동안 거래가 없던 해당 평형은 전 거래(7억5,500만원)와 비교하면 2배 이상 뛰었다. ‘삼성헤렌하우스2’ 전용 169.3㎡ 또한 지난 18일 32억 8,000만원에 손바뀜되며 지난해 7월 거래(25억원)보다 8억원 가까이 올랐다.
이 뿐만이 아니다. 청담동 ‘청담현대3차’ 전용 85㎡ 또한 지난 19일 18억원에 거래, 2년여 만에 5억원 오르며 신고가를 갱신했다. 화제를 모았던 잠실동에서도 ‘리센츠’ 전용 84㎡가 21억원에 ‘엘스’ 전용 84㎡가 21억7,000만원에 실거래가 등재됐다. ‘레이크팰리스’ 전용 84㎡ 또한 규제 당일인 17일 17억5,000만원과 18억2,000만원에 거래가 올라왔다.
하지만 아직 신고기한을 남은 점을 고려하면 이 외에도 상당수 거래가 이뤄졌을 것으로 보인다. 강남 대치·삼성·청담 및 송파 잠실동 일대는 지난 6·17 대책에 따라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됐다. 정부와 서울시 등이 영동대로 광역복합환승센터, 현대차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 등 대규모 개발사업을 안고 투기 수요가 유입될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이 지역에서 전세를 끼고 아파트를 사는 등 구청장의 허가없는 주택거래를 할 경우 최대 2년 이하의 징역 등 처벌을 받을 수도 있다.
한편 정부의 6·17 부동산 대책으로 23일부터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인 서울 강남구 삼성·대치·청담동, 송파구 잠실동 중개업소에는 부동산 매매·문의가 뚝 끊겼다. 최근까지 잠실 국제교류복합지구(MICE) 개발 사업과 현대차그룹의 삼성동 신사옥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 건립 사업이 속도를 내면서 이 일대 부동산이 들썩였지만, 이날부터 강력한 부동산 규제가 적용되면서 한산한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