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법원종합청사 전경. /서울경제DB서울회생법원은 지난 2008년 파산하며 글로벌 금융위기의 도화선이 됐던 리먼브러더스의 국내 자산 약 297억7,000만원을 확보해 영국으로 송금했다고 23일 밝혔다. 해외 기업의 도산에 대해 한국 법원이 지원 절차에 따라 자산을 확보해 현금화해서 보낸 사례 중 최대 규모다.
서울회생법원 제17부(서경환 수석부장판사, 김영석 판사)는 미국 투자은행(IB) 리먼브러더스의 영국법인인 ‘리먼브러더스 인터내셔날’에 대한 국제도산지원절차를 종결했다며 이 같이 밝혔다. 법원 측은 국제도산지원절차에 따라 이 회사가 국내 보유하고 있던 자산을 적법 절차를 거쳐 확보한 후 매각·환가하는 작업을 거쳤다고 설명했다.
이로써 리먼브러더스 사태와 관련해 국내에서 진행되던 외국도산절차의 승인·지원 절차가 모두 마무리됐다. 리먼브러더스 영국법인은 지난 2008년부터 영국 잉글랜드·웨일즈 고등법원의 관리 하에 현지에서 도산 절차를 진행 중이었다. 이 과정서 영국 법원 측이 2016년 당시 국제도산 사건을 담당하던 서울중앙지법에 지원을 요청했다. 이에 서울회생법원 측은 채무자인 리먼브러더스 인터내셔날이 국내에서 갖고 있는 자산을 채무 변제에 쓸 수 있도록 보전·확보하기 위해 지원했다고 전했다.
법원 관계자는 “금호산업 등 당시 리먼브러더스 영국법인과 채권채무로 이해관계가 얽힌 국내 법인들은 법원의 승인을 받아 소송 및 화해계약 등을 통해 채무를 확보했던 걸로 안다”고 전했다. 이번에 송금한 자산 금액 중 국내에서 채무를 변제 받을 수 있는 채권자가 얼마나 되는지에 대해서는 향후 영국에서 진행되는 절차를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서울회생법원 측은 “전 세계적으로 이목이 집중되는 대규모 금융기관 도산사건에서 국내 채권자들이 영국에서 보호 받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하지 않도록 한 데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앞으로 국내에서 도산절차를 밟는 채무자의 국외 자산을 송금 받아야 할 경우에도 해외 도산법원으로부터 안정적인 지원을 받을 토대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