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23일 문재인 대통령과의 정상 통화에서 “코로나가 진정되면 문 대통령께서 터키를 꼭 방문해달라”며 “터키를 방문하시면 문 대통령의 손을 잡고 차낙칼레 대교로 안내하고 싶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저 역시 차낙칼레 대교 건설현장에 꼭 가보고 싶다. 만날 수 있는 날을 고대하겠다”고 화답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5시부터 35분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의 요청으로 정상 통화를 갖고 이같이 말했다고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이 서면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문 대통령과 에르도안 대통령과의 정상 통화는 지난 3월 이후 약 4개월 만이다. 당시 통화에서 문 대통령은 3월로 예정됐던 터키 답방이 코로나 사태로 연기된 것에 대한 양해를 구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이 문 대통령에게 소개하고 싶다고 밝힌 차낙칼레 대표는 터키 내 유럽과 아시아 지역을 연결하는 세계 최장 현수교다. 현재 SK, 대림 등 한국 기업이 터키 업체와 컨소시엄으로 건설 중으로 내년께 완공을 예상하고 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문 대통령에게 “터키로선 아주 중요한 초청”이라면서 “차낙칼레 대교는 완성 시 한-터키 협력의 이정표로 역사에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코로나 사태 속에서 이뤄진 양국 간 협력을 높이 평가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3월 대통령과 통화시 필수 경제인 교류의 중요성을 말씀드리고 대통령의 관심을 당부드린 바 있었는데 터키 정부가 국경 통제에도 불구, 우리 기업인들이 예외적으로 입국할 수 있게 된 것에 감사드린다”고 감사의 뜻을 전했다.
터키 정부는 지난 3월 17일부터 모든 국제선 운항을 중단하고 외국인 입국을 제한했지만 지난 4월 현대자동차 및 협력업체 직원 143명의 입국을 허용한 데 이어 5월과 6월에도 한국 측 차낙칼레 대교 건설 인력 16명의 입국을 예외적으로 허용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코로나 상황에서도 한국이 총선을 성공적으로 개최하고 결과도 성공적으로 끝난 것을 축하드린다”면서 “대통령과 여당의 성공은 코로나를 성공적으로 대응하고 있는 것에 대한 국민의 지지가 반영된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이 이끌고 있는 코로나 대응과 대통령의 지도력을 온 세계가 주목한다”고 평가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터키도 한국처럼 코로나에 성공적으로 대응하고 있다”면서 “특히 세계 131개국에 방역물자를 지원하는 등 보건협력에서 한국과 함께 세계를 주도하고 있다”고 했다. 터키는 지난 11일부터 한국인을 포함한 모든 외국인 입국제한을 철폐하고 오는 24일부터는 터키항공의 인천~이스탄불 직항을 재개할 예정이다.
문 대통령은 “터키 정부가 코로나 발생 직후부터 국경폐쇄와 통행금지 등 강력한 조치들을 취해 온 것으로 알고 있는데, 방역 성공에 힘 입어 최근 단계적 경제활동 재개조치를 취한 것은 대통령께서 어려운 결단을 내리신 것”이라고 평가했다.
북한의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파괴 소식을 접한 에르도안 대통령은 “터키는 한국 정부와 문 대통령의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정책을 지지한다”고 두 차례 강조하며 확실한 지지를 표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 정부의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에 대해 일관되게 지지를 보내주셔서 감사하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