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중국인 OK 미국인 NO…국경 여는 유럽의 선택은?

미국·러시아·브라질 입국 금지하고

중국·쿠바·우간다·베트남 허용할 듯

23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의 한 체육관에서 열린 고교 졸업식에 참석한 학생들과 친지들이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거리를 두고 자리에 앉아있다. /AP연합뉴스23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의 한 체육관에서 열린 고교 졸업식에 참석한 학생들과 친지들이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거리를 두고 자리에 앉아있다. /AP연합뉴스



유럽연합(EU)이 내달을 목표로 국경을 재개하는 가운데 미국인의 입국은 허용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23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NYT는 EU가 작성한 관련 초안에 따르면 미국의 경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통제하는데 실패했다고 판단, 이들의 입국을 금지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NYT는 미국인 외에 러시아인과 브라질인의 입국도 금지되는 반면 중국과 우간다, 쿠바, 베트남인의 입국은 허용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전했다. 현재 EU가 작성중인 초안은 두 가지 버전이지만, 두 버전 모두 미국을 입국 금지 대상에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지난 3월과 달라진 양상이다. 지난 3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EU 회원국 대부분의 미국 여행을 금지하겠다고 밝히며 유럽 국가들을 격분시킨 바 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약 1,100명의 코로나19 감염자와 38명의 사망자를 낸 미국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말과 이달 초 입국금지 조치를 두고 조만간 일부 규제를 풀겠다고 시사했지만 현재까지 변화된 것은 없다. NYT는 지난주 미국에서의 감염자가 급증한 것과 달리 유럽은 이를 잘 억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관련기사



미국 여행자의 EU 입국을 막는 것은 상당한 경제적·문화적·지정학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매년 여름 수백만명의 미국인이 유럽을 방문하는데다, 양국 사이의 출장도 굉장히 흔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EU가 미국에 예외를 둘 가능성은 매우 낮다. EU는 입국 허용 명단을 작성하는데 있어 가능한 한 과학적이며 비정치적인 기준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이 명단은 업데이트된 감염률을 바탕으로 2주마다 개정되는 만큼 추후 미국인의 입국이 허용될 가능성도 있다.

EU가 작성한 초안은 EU의 평균 신규 감염 건수를 기준으로 한다. EU의 경우 지난 14일 동안 인구 10만명당 신규 감염 건수가 16명인데, 이를 밑돌 경우 입국을 허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NYT는 미국의 경우 107명, 브라질 190명, 러시아 80명이라고 전했다.

EU의 외교관들이 최종 리스트에 합의할 경우 다음달 1일 이 안은 회원국에 권고안으로 제시된다. 회원국에 채택을 강요할 수는 없다.


김연하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