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한 할머니가 지난해 암과 폐렴에 이어 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까지 극복하고 100세 생일상을 받아 화제에 오르고 있다. 이 할머니는 세 달 전 코로나19를 이겨낸 101세의 이탈리아 할머니와 비슷한 성격을 지니고 있어 주목된다.
━ "계속 움직이고 다른 사람을 사랑하라" |
노인요양시설인 그린리프 헬스 캠퍼스에 머물고 있는 할머니는 한 현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안도감이 든다”며 기뻐했다. 그러면서 “난 암에 걸렸었고, 몸을 보조기구에 지탱해 닷새간이나 병원에 가야 했다. 불편했지만 난 살았어”라며 “지난해엔 폐렴에서도 살아남을 거라고 생각하지 않았지만 결국 난 해냈다”고 말했다.
할머니는 캘리포니아주에 거주하고 있는 쌍둥이 델로라 블루밍데일과도 화상 플랫폼 줌을 통해 자신의 회복을 기뻐하고 둘의 100세 생일을 함께 축하했다. 할머니는 코로나19에 걸린 기간에 식욕 부진 및 탈진 증세가 있었지만 대개 무증상이었다고 딸이 전했다.
딸은 요양시설이 폐쇄돼 모친을 직접 찾아뵐 수 없었다며 “엄마가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을 때 정말 절망적이었다”고 회상했다. 그녀는 “끔찍한 일을 겪고 최악의 상황이 올까 두려워하면서 정말 힘들었다”면서 가족들의 종교적 신념도 위안이 됐다고 언급했다. 이어 “요양 시설 직원들이 전화와 문자 메시지로 상황을 알려줬고, 24시간 내내 보살핌을 받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매우 위로가 됐다”고 말했다.
딸은 할머니가 여전히 쾌활하며 예리하다고 전했다. 마틴 할머니는 지난 13일 100번째 생일날 ‘코로나19는 내가 100살이 되는 것을 막을 수 없다’고 적힌 팻말을 들고 기뻐했다고 한다.
그런데 할머니가 밝힌 장수 비결은 어찌 보면 간단했다. 그녀는 “계속 움직이고 다른 사람을 사랑하라”고 조언했다.
━ 춤과 음악 사랑한 이탈리아 할머니도 완치 |
전 세계에서 100세 이상의 노인이 코로나19를 물리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3월에도 이탈리아에서 100세를 넘긴 노인이 바이러스에 감염됐다가 완치돼 화제가 된 바 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북부 제노바에 사는 이탈리카 그론도나(101)씨는 코로나19에 감염돼 입원한 지 20여일 만인 3월 26일에 퇴원했다. 이 할머니는 전 세계에서 최소 5,000만명을 죽음으로 몰고 간 스페인 독감이 한창이던 1918∼1920년 사이에 태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여성의 치료를 맡았던 의사인 베라 시크발디 박사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그녀에게 ‘하이랜더’(불멸자라는 뜻)라는 별명을 붙였다”면서 “이탈리카는 이번 펜데믹(세계적 대유행)을 겪고 있는 모든 노인에게 희망을 줬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탈리카는 이달 초 가벼운 심부전으로 입원했었다”면서 “그녀는 가벼운 코로나19 증상만 있었고 스스로 회복한 덕분에 우리가 할 일이 사실 거의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녀의 조카는 “그녀의 완치 비결이 무엇인지 모르지만 자유롭고 독립적인 여성이라는 것은 알고 있다. 그녀는 삶과 춤 그리고 음악을 사랑하고 프레디 머큐리(퀸의 보컬)와 발렌티노 로시(세계적 모터사이클 선수)를 사랑한다”면서 “그녀 앞에서 바이러스가 항복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