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글로벌 경쟁력 강화 등을 위해 신한금융과 깜짝 동맹을 맺은 하나금융이 이번에는 국책은행인 수출입은행과 손을 잡았다. 국내 기업의 글로벌 시장 진출을 돕기 위해서다.
수은과 하나은행은 24일 방문규 수은 행장과 지성규 하나은행장이 전날 오후 서울 여의도 수은 본점에서 만나 MOU를 맺었다고 밝혔다. MOU는 △신남방·신북방 등 신흥시장 개척을 위한 전대금융 활성화 △국내 수출입 기업 대상 무역금융 협업 강화 △해외투자·자원개발 등 대외거래 금융지원 협업 확대가 주요 내용이다.
두 은행은 지난 5일 국내의 한 기업이 우즈베키스탄에 전자제품 생산설비를 수출하는 과정에서 수은의 전대금융을 활용해 공동지원을 하기도 했다. 전대금융은 수은이 해외 현지은행과 크레디트라인(신용공여한도)을 설정하고 현지은행은 수은에서 상대적으로 유리한 조건으로 자금을 조달해 한국기업과 거래관계에 있는 현지기업에 대출을 해주는 제도다. 수은과 하나은행은 우즈베크 전대은행인 NBU를 통해 각각 1,500만유로, 1,300만유로 등 총 2,800만유로의 금융을 국내 기업의 제품을 수입하는 현지기업에 대출해줬다. 이를 통해 국내 기업은 수출대금을 원활히 회수했다. 수은은 “지원 과정에서 수은이 하나은행에 채무보증을 해줬는데, 이는 수은의 전대금융 제도 도입 후 첫 사례”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국내 은행이 해외영업점이 없는 아프리카, 독립국가연합(CIS) 등 신흥국에 진출할 때도 전대금융 채무보증을 제공해 민간자본의 동반진출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방 행장은 “두 은행은 2013년 이후 40억달러의 신디케이션 금융, 48억달러의 프로젝트파이낸싱(PF) 금융, 13조원의 무역금융을 공동으로 지원해왔다”며 “그동안의 협력기반을 바탕으로 앞으로 양 기관이 더욱 협력해 우리 기업의 해외 사업진출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역설했다. 지 행장도 “수은과 포괄적 업무협약으로 국내 수출입 기업의 공동발굴과 적극적인 지원은 물론 우리 기업들의 무역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구체적인 노력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두 은행은 MOU를 계기로 해외 인프라 사업에 대한 협조융자 등의 협력도 강화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