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건설업계

[단독] '벌점 규제' 후폭풍에 결국 한발 물러선 국토부

주택공급규칙 '독소조항' 개정키로

벌점부여 완화 및 규제 기준도 상향




정부가 벌점을 통해 건설사의 분양일정을 규제할 수 있도록 한 ‘독소조항’ 개정에 나서기로 했다. 건설사들이 강하게 반발하자 한 발 후퇴한 것이다.

2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최근 ‘벌점제 규제’ 논란의 시발점이 된 건설기술진흥법 시행령 개정안을 수정해 재입법 예고한 데 이어 ‘선분양 규제’로 연결되는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 개정도 추진하기로 내부 방침을 정한 것으로 확인됐다. 국토부 관계자는 “과도한 피해가 우려된다는 건설업계의 지적에 따라 주택공급규칙의 벌점 관련 부분을 개정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지난 2018년 9월 개정된 주택공급규칙에 따르면 건설사들은 건설공사 과정에서 부과되는 벌점에 따라 선분양 제한을 받는다. 벌점 1점만 받아도 분양 일정을 골조공사 3분의1 이후로 미뤄야 한다. 3~5점이면 3분의2 이후, 5~10점이면 골조공사 완료 이후다. 10점을 초과하면 사용검사까지 마친 후 후분양만 가능하다. 건설사 입장에서는 분양 일정이 밀릴수록 사업비 조달이 어려워지고 이에 따른 금융비용이 증가하는 등 심각한 어려움을 겪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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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공급규칙의 ‘벌점’은 건설기술진흥법에서 정하는 벌점제를 준용하는데 정부가 벌점을 최대 100배 가까이 늘리는 시행령 개정에 나서면서 문제가 발생했다. ‘평균계산’으로 산정하던 벌점을 ‘합산계산’ 방식으로 바꾸기로 해서다. 일례로 100곳 현장에서 점검받은 건설사가 2곳 현장에서만 각각 2점, 1점의 벌점을 받았다면 지금까지는 총 0.03점의 벌점이 됐다. 하지만 당초 입법예고안은 3점으로 100배 차이가 날 수 있다. 공사현장의 사소한 실수 하나만 적발돼도 분양 일정이 대폭 밀릴 수 있게 된 것이다.

주택건설협회 등 건설단체들은 과도한 피해가 우려된다며 개정 요구를 강하게 전달했다. 국토부는 이 같은 지적에 일리가 있다고 보고 주택공급규칙에서 정하는 선분양 규제 대상이 되는 벌점을 현행 ‘1점부터’에서 현실에 맞게 상향하는 방안으로 수정할 계획이다. 다만 건설기술진흥법 시행령 개정으로 실제 벌점이 얼마나 늘어나는지에 따라 현실화 수준을 정하기 위해 실제 규칙 개정은 개정된 시행령이 시행된 뒤 6개월~1년여가 지난 뒤 실행하기로 했다. 국토부의 한 관계자는 “개정 방침은 정해졌지만 실제 벌점이 어느 정도 늘어나는지 파악할 필요가 있어 시뮬레이션을 위한 시기를 두기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토부는 이와 함께 벌점제를 대폭 강화한 건설기술진흥법 시행령도 일부 완화해 재입법 예고했다. 가장 반발이 컸던 ‘합산제’는 유지하지만 공동도급(컨소시엄)시 대표사에 벌점을 몰아주려던 것을 다시 출자 비율에 따라 나눠 부과하는 방식으로 바꾸고 벌점 인센티브를 주도록 하는 등 부담을 일부 줄이도록 했다. 건설업계는 만족할 수준은 아니지만 그래도 다행스럽다는 반응이다.

진동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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