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과 결별을 선언하고 자사 컴퓨터에서 자체 개발 칩 사용 계획을 밝힌 애플이 칩 생산을 대만의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TSMC에 맡길 것이라고 대만 언론이 전망했다.
24일(현지시간) 대만 경제일보에 따르면 애플은 22일 미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의 본사 애플파크에서 온라인으로 개최한 ‘세계개발자대회 2020(WWDC 2020)’에서 올해 말부터 자사 데스크톱·노트북 맥(Mac)에 자체 설계한 시스템온칩(SoC) ‘애플 실리콘’을 탑재하겠다고 발표했다. 지난 2006년부터 인텔에서 칩을 공급받아 인텔 CPU(중앙처리장치)가 내장된 PC를 판매해왔는데, 지난 15년간의 협력 관계를 끝내기로 한 것이다.
영국의 반도체 설계기업 ARM의 기술을 채택한 애플 실리콘은 아이폰과 아이패드 칩에서 사용된 기술을 바탕으로 하지만 운영체제(OS)로는 iOS가 아닌 맥OS가 구동된다. TSMC와 ARM은 2010년 7월 양사 간에 장기 전략적 제휴를 위한 협약을 맺어 ARM 프로세서 기반의 SoC 생산에 나섰다. 이후 2013년 16나노 공정에서 64비트 SoC인 코어텍스 A57 프로세서의 시험 생산에 성공, 지난해 9월 말에는 업계 최초로 ARM의 멀티 코어와 TSMC의 최신 반도체 패키징 기술인 CoWoS를 이용한 7나노 칩렛 시스템을 공동발표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대만 관련 업계에서는 애플 실리콘을 TSMC가 맡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경제일보는 소식통을 인용해 애플이 인텔에 대한 의존도를 낮출 수 있도록 한 애플 실리콘의 개발 성공은 300여명의 TSMC 직원이 설계 및 연구 개발에 참여해 협력한 덕분이라고 전하기도 했다. 이어 인쇄회로기판(PCB) 제조로 유명한 유니마이크론 테크놀로지(Unimicron)의 북부 타오위안 공장에도 생산시설이 설치될 것이라고 경제일보는 덧붙였다.
대만 업계의 한 관계자는 “애플 실리콘이 TSMC의 최신 5나노 제작 공정으로 생산될 것”이라면서 “미국 제재로 인한 중국 화웨이의 반도체 설계업체 하이실리콘의 주문 부족을 메꿀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