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나흘간 사이버 공격 4만번 집중포화”…中, 인도에 뒤통수쳤다

인민해방군 연루 의심

코로나 검사 위장 피싱공격도 일삼아

/이미지투데이/이미지투데이



최근 국경에서 유혈충돌 사태를 빚은 중국과 인도 간의 갈등이 사이버 전쟁으로 번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수십명의 인도군이 사망한 후 중국은 겉으로는 인도에 유화적인 제스처를 취하면서 사이버 공간에서는 집중 포화를 일삼는 이중적인 행태를 보이고 있다. 인도, 호주 등 주요국을 겨냥한 중국의 사이버 공격이 잇따르면서 전 세계가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청두 해커들, 은행 시스템 마비시키려 해




인도 매체 힌두스탄타임스에 따르면 인도 마하라슈트라주의 사이버 담당 부처는 지난 23일(현지시간) 중국이 대규모 피싱 공격을 계획하고 있다고 공개적으로 경고했다. 마하라슈트라주 측은 “지난 4~5일 간 정보기술(IT), 인프라, 은행 등 웹사이트에 대한 중국의 사이버 공격이 집중됐다”면서 “4만건 이상 이뤄진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마하라슈트라주 사이버부 소속의 한 전문가는 이 같은 공격의 출처를 추적한 결과 대부분이 중국 청두였다고 분석했다.

인도 뉴델리에 위치한 한 은행 점포 전경./블룸버그인도 뉴델리에 위치한 한 은행 점포 전경./블룸버그


특히 중국의 사이버 공격은 금융기관을 겨냥한다는 점에서 우려를 키우고 있다. 인도 정보 당국자들의 말을 인용한 한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은 인도 IT 사이트나 금융결제 시스템에 대해 지속적으로 디도스(DDOS) 공격을 벌여왔다. 디도스 공격은 수십 대에서 많게는 수백만 대의 PC를 특정 웹사이트에 동시에 접속시켜 단시간 내에 과부하를 일으키는 행위를 뜻한다.

이 보고서는 중국 인민해방군(PLA)도 사이버 공격에 연루됐다고도 주장했다. 중국 해커들은 또한 무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테스트를 해주겠다고 위장해 광범위한 피싱 공격을 일삼은 것으로 전해졌다.




국경분쟁 유혈사태 화해한다던 말은 어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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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가 중국의 광범위한 사이버 공격에 경고장을 날리면서 인도와 중국 간의 분쟁이 사이버공간으로 확전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 15일 밤 중국군과 인도군 600여명은 인도 북부 라다크지역 분쟁지 갈완계곡에서 난투극을 벌였다. 인도 육군은 이 충돌로 자국 군인 20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중국 측은 피해 규모를 밝히지 않았지만 역시 수십명의 사상자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시진핑 사진 불태우는 印 시위대  16일(현지시간) 인도 보팔에서 시위대가 중국과의 국경충돌로 인도 군인들이 사망한 사건에 항의하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사진을 불태우고 있다.   /EPA연합뉴스시진핑 사진 불태우는 印 시위대 16일(현지시간) 인도 보팔에서 시위대가 중국과의 국경충돌로 인도 군인들이 사망한 사건에 항의하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사진을 불태우고 있다. /EPA연합뉴스


지난 22일 양국은 국경지대에서 고위급 군사회담을 열었으며 중국 측은 인도와 사태를 냉각시키는 데 동의했다고 밝혔다. 23일 중국과 인도 양국은 최근 충돌이 발생한 히말라야 국경 지역에서 병력을 철수하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이처럼 중국이 국경분쟁에 대해선 화해의 제스처를 취하고 있지만 사이버공간에서 인도에 대한 공격을 일삼으며 전선을 확대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된다.



中 사이버공격 전세계로 확산



인도에 앞서 호주 역시 중국을 겨냥해 조직적인 해킹 공격을 받고 있다고 경종을 울리면서 중국의 사이버 공격에 대한 전 세계적인 우려는 더욱 높아지고 있다.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는 지난 19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자국 정부와 기업체들이 광범위하고 조직적인 해킹 공격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호주 정부와 공공 기관, 필수 서비스 영역, 기업체 등을 노린 사이버 공격이 몇 달 전부터 계속됐으며, 최근 공격의 수위가 더 높아졌다고 말했다.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EPA연합뉴스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EPA연합뉴스


모리슨 총리는 이번 공격의 배후로 “국가 차원의 정교한 사이버 조직”을 지목했으나 특정 국가를 언급하지는 않았다. 다만 “이런 활동에 연루될 만한 능력을 가진 국가 차원의 조직은 그렇게 많지 않다”고 언급했다. 여러 외신들은 중국, 이란, 러시아 등을 배후로 점쳤다. 특히 최근 코로나19 발원지 논쟁으로 호주와 대립각을 세운 중국이 용의선상에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AFP통신은 지적했다.


김기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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