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책꽂이-독한 세계사]동서양 아우르는 '개의 역사'

■이선필 지음, 은행나무 펴냄




고대 이집트에서 망자의 삶을 심판하는 죽음의 신 아누비스는 개의 형상이었다. 개는 삶과 죽음의 경계를 지키는 동물이자 사후 세계를 관장하는 신으로 그려졌다. 인간 중심적 문화가 팽배하던 중세에는 개가 부엌 불을 떼기 위해 쳇바퀴를 굴렸고, 온갖 사냥과 경비에 끌려다니는 사냥견과 경비견으로 생을 이어갔다. 이후 도시화가 진행되고 계급이 발생하면서 개는 귀족과 엘리트들의 소유물이 됐고, 현재 동반자의 위치에 이르렀다. 이처럼 시대에 따라 개의 지위가 변화한 서양과 달리, 동양에서 개는 늘 친구에 가까웠으며, 충성스럽고 용맹하며 정직한 생명체로 그려졌다.


기원전 1만 5,000년 전부터 인류와 함께한 개는 우리와 어떤 관계를 맺으며 살아왔을까? 한국외대에서 ‘동물복지의 인문학’ 교양 강의를 맡는 저자가 쓴 신간 ‘독한 세계사’는 고대부터 현대, 동서양을 아우르는 개의 역사를 담았다. 이제는 반려견으로 자리 잡은 개가 인류 역사 속에 어떤 의미 있는 발자국을 남겨왔는지 ‘개(dog)’ 중심적 시각으로 톺아봤다. 크게 서양편과 동양편으로 구성된 책은 역사와 인식의 변화에 따라 개의 역할과 지위가 어떻게 바뀌었는지 다양한 일화를 통해 살펴본다. 저자는 “우리들이 진정으로 개들을 사랑한다면, 개들이 우리와 어떻게 관계를 맺으며 살아왔고 서로에게 어떤 의미인지 먼저 알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1만4,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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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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