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책꽂이]고전 속 가족에 얽힌 인간의 민낯

■문제적 고전살롱:가족기담

유광수 지음, 유영 펴냄




옛이야기에 녹아있는 인간 본성을 탐구해온 저자가 ‘가족’을 주제로 고전들을 살펴봤다. 저자가 묻는다. ‘그 많던 흥부의 자식들은 어떻게 되었나.’ 무기력한 인간형으로서 흥부를 지목한 저자는 “아버지라고 보여준 것이 무능과 무기력뿐인데 대체 뭐가 나오길 바란단 말인가”라고 호통치며 “심청이 그토록 야무진 것은 그 아버지인 심 봉사 덕분”이라고 말한다. “심청은 자기 몸을 인당수에라도 던져서 뭔가 돌파구를 마련하려 했지만 그 많은 흥부의 자식들은 제 아비와 어미를 위해 품팔이 하나 나간 놈이 없다”는 분석과 함께.


손톱 먹은 쥐가 사람으로 변하는 ‘쥐 변신 설화’와 ‘옹고집전’, ‘배따라기’ 등을 통해 ‘불변의 희생양 메커니즘’을 분석한 저자는 모두 쥐가 핵심 요소로 나오지만 중요한 것은 등장인물들이 아내나 며느리에게 죄를 떠넘기고 자신들의 죄를 털어내려는 행태를 보였다고 지적한다. ‘열녀 이데올로기’에는 유교적 이데올로기에 대한 강요가 씌어 있다. ‘처첩의 세계’ ‘가부장의 이중생활’ ‘은폐된 패륜’ 등이 고전과 함께 흥미롭게 분석됐다. 지난 2012년 출간된 ‘가족기담’을 전면 개정한 책이다. 1만6,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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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상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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