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용후핵연료 관리정책에 대한 공론화를 진행해온 정정화 재검토위원회 위원장이 전격 사퇴 의사를 밝히면서 공론화 작업이 진전을 이루기 쉽지 않을 전망이다. 오는 2022년 3월이면 포화해 늦어도 8월에는 착공에 들어가야 하는 월성 원전 임시저장시설(맥스터) 증설 문제도 ‘올스톱’ 상황에 처했다.
정정화 사용후핵연료 관리정책 재검토위원장은 25일 “지난 1년 동안 탈핵 시민사회계의 참여와 소통을 위해 나름대로 애써왔지만, 산업부에 대한 불신의 벽을 극복하지 못했다” 며 “시민사회계 참여를 끌어내지 못해 결과적으로 제대로 된 의견수렴이 어려워진 사태에 대한 책임을 지고 위원장을 사퇴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공론화의 기본 원칙인 숙의성, 대표성, 공정성, 수용성 등을 담보할 수 없게 된 상황에서 더는 위원장의 역할을 수행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면서 “1년 동안 많은 시간과 예산만 허비했다”고 털어놨다.
정 위원장은 사용후핵연료 중장기적 관리방안에 대한 공론화 작업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그는 “전국의견수렴을 위한 시만 참여단의 1차 종합토론회가 지난 6월 19~21일 개최될 예정이었지만, 전문가 패널을 구성하지 못해 다음 달로 연기하게 됐고, 1차 토론회도 탈핵 시민사회계 참여가 이뤄지지 않아 균형 잡힌 토론회가 어렵게 됐다”면서 “박근혜 정부에 이어 또다시 반쪽 공론화로 ‘재검토를 재검토해야’ 하는 상황이 불가피하게 됐다”고 말했다.
정 위원장은 경주 월성원전 사용후핵연료 임시저장시설인 맥스터 증설 여부에 대한 의견 수렴을 주관하는 지역실행기구에 대해서도 위원 구성의 대표성과 공정성 문제로 파행을 거듭하기는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세종=조양준기자 mryesandno@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