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원·영훈국제중의 국제중 재지정 취소와 관련된 청문 절차가 25일 시작된 가운데 학부모와 시민단체들이 서울시교육청 앞에 집결해 각각 시위를 벌였다.
서울시교육청은 이날 오전 10시 서울시 학교보건원에서 대원국제중과 교육청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청문을 진행했다. 영훈국제중에 대한 청문은 이날 오후 3시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두 학교는 올해 특성화중학교 운영성과 평가에서 기준점인 70점에 못 미치는 점수를 받아 지정 취소 대상이 됐다. 대원국제중은 65.8점, 영훈국제중은 65.9점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청은 이들 학교가 국제전문인력 양성을 위한 노력, 교육격차 해소 노력 등이 저조하다고 지적했다.
학교들은 서울시교육청이 2015∼2019년의 학교 운영성과를 평가하면서 지난해 말에야 평가항목과 배점을 바꾸면서 평가에 불리하게 작용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재지정 기준 점수를 100점 만점에 60점에서 70점으로 높이고 학교 구성원 만족도 총점을 15점에서 9점으로 하향 조정한 것이 국제중 지정 취소를 염두에 뒀다는 것이다. 감사 지적에 따른 감점을 5점에서 10점으로 높인 점도 같은 의도라고 학교 측은 주장하고 있다.
이날 청문에 참석한 강신일 대원국제중 교장은 기자들과 만나 “평가 지표가 평가에 임박해서 바뀌었는데 타당성 없는 것들이 꽤 많고 학교 쪽에 불리하게만 바뀌었다”며 “구성원 만족도 배점을 낮추고 기본적인 교육활동비, 사회통합전형 지원 부분에서 도달할 수 없는 기준을 설정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평가지표 변경이) 지정 취소 의도를 갖고 평가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들게 한다”며 “공정성과 전문성이 결여된 평가를 통해 학교를 없애려는 시도가 과연 대한민국 교육 발전에 도움이 되는 건지 (교육청이) 생각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영훈국제중도 이날 보도자료를 내 “2015년과 2020년 평가 기준을 비교해 보면 우리 학교가 (2015년에) 잘 받았던 평가지표 점수는 깎고, 잘하지 못했던 평가지표는 점수를 높였다”고 지적했다. 또 “원어민 영어 수업이 관내 초등학생들에게 봉사할 기회라고 생각해 특별한 교육과정을 운영했고 기부활동도 했지만 교육청은 입맛대로 낮은 점수를 줬다”며 “사회통합전형 프로그램별 학생 참여율과 법인납부금 이행 기준도 강화됐는데 모든 항목에서 ‘보통’만 받아도 기준점을 넘는다는 (교육청) 말과 모순된다”고 덧붙였다.
이날 국제중 학부모들은 이날 오전부터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국제중 폐지 반대 시위를 열었다. 학부모들은 국제중이 정치적 희생양이 됐다며 국제중에서 특권 교육이 아닌 특화 교육이 이뤄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오후에는 전국교직원노동조합서울지부 등 30개 교육시민단체가 연대한 서울교육단체협의회가 국제중 재지정 취소를 이행하라는 내용의 시위를 진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