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생활

IT개발자·MD 되고 싶다면 이커머스를 보라

위메프 등 경력 아닌 신입 모집

쿠팡은 보너스 5,000만원 걸어











불경기와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로 고용 시장 전반이 얼어붙은 가운데 전자상거래 업계가 경력과 신입 채용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이커머스 거래액이 급속히 성장하면서 인재 또한 적극적으로 채용하고 있다.


25일 이커머스 업계에 따르면 위메프의 신입 개발자 공채에 채용 예상 인원의 수십 배가 지원한 것으로 전해졌다. 00명을 뽑는 이번 공채는 수십대 일의 경쟁률 속에 진행되고 있다.

위메프는 지난 5월19일부터 6월5일까지 지원서를 받았다. 채용 분야는 △모바일 및 PC 환경의 웹·앱 서비스 개발과 △머신 러닝 △딥 러닝 △데이터 분석 등이다. 신입 또는 개발 업무 1년 미만 경력자 중 컴퓨터 관련 학과 전공자, 관련 교육 이수자를 대상으로 원서를 받았다. 서류전형과 코딩 테스트, 1·2차 면접을 거쳐 최종 합격자를 가린다.

이번 위메프의 개발자 모집은 ‘신입’을 대상으로 했다는 점에서 특히 화제를 모았다. 기업들이 1~2년이라도 경력을 갖춘 사람을 선호하기 시작한 것은 이미 오래된 일. 특히 정보기술(IT) 쪽 개발자는 곧바로 퍼포먼스를 낼 수 있는 경력자를 뽑는 게 어느 정도 규모를 갖춘 기업들의 일반적인 관행이었다.


위메프 관계자는 “경력 개발자는 여기저기서 수요가 넘치다 보니 유통업계에는 잘 오지 않으려고 하는 경향이 있는 게 사실이어서 신입을 뽑기로 했다”면서 “우수한 신입 인재를 채용하고 업무를 가르쳐 성과를 이끌어 낼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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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최상급 경력 개발자는 몸값이 ‘부르는 게 값’이다. 개발자들 사이에선 “S급 인재는 미국 구글이나 아마존을 갈 것이고 그 아래 인재는 삼성이나 현대차를 가고, 월급이 많은 곳을 가고 싶은 인재는 금융권에 간다”는 얘기가 돈다. 회사의 중심에서 주도적으로 역량을 발휘하고 싶은 고급 개발자는 네이버나 카카오, 게임회사 같은 정통 IT 기업을 간다.

이런 분위기 때문인지 쿠팡은 지난 24일 경력 개발자를 채용공고를 내면서 ‘사이닝 보너스 최소 5,000만 원’ 조건을 내걸었다. 회사원을 뽑으면서 프로 스포츠 선수들을 스카우트하듯 ‘이적료’ 개념을 적용한 것이다. 쿠팡이 이번에 최소 5,000만 원 일시금을 걸고 200명 경력 개발자를 뽑겠다고 한만큼 개발자 고용 시장이 강하게 요동칠 것으로 예상된다.

티몬은 IT 직군이 아닌 머천다이저(상품기획자·MD) 직군에 대해 두 자릿수 신입 지원서를 받았다. 합격자는 3개월간의 인턴을 거쳐 정규 신입MD로 발령받는다.

기존 오프라인 유통기업의 MD는 오랜 기간이 걸려야 얻을 수 있는 직책이었다. 판매 현장 관리자와 본사 매입본부의 어시스턴트 바이어를 적어도 10년은 거쳐야 MD가 된다. 그러나 속도와 순발력이 중요한 이커머스는 신입이라도 일정 기간 훈련을 받으면 MD가 된다. 상품기획부터 쿠폰 부여 등 각종 업무에 대해 상당한 권한을 행사한다.

고용 시장 전문가들은 특히 이커머스 업계 신입 채용의 사회적인 역할을 높게 평가하고 있다. 기업들이 너도나도 경력자를 원하다 보니 신입 개발자의 자리가 많지 않은데, 이들이 개발자와 MD의 세계로 새로 발딛는 인재들의 등용문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한 채용 사이트 관계자는 “성장하는 이커머스 기업들이 신입사원 취업의 물꼬를 터주고 있다”면서 “이들이 훗날 한국 IT 업계와 전자상거래 업계를 이끌 재목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맹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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