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타격을 입은 극장가가 재도약을 할 준비를 마쳤다. 극장가 최대 성수기인 7~8월에 개봉될 신작 영화 라인업이 윤곽을 드러냈다. 총제작비 200억원 안팎의, 톱배우들이 대거 포진한 대작 영화들이 경쟁을 벌일 예정이다.
첫 타자는 연상호 감독의 ‘반도’다. 배급사 NEW는 다음달 15일 개봉 소식을 알렸다. 영화는 K좀비의 시초가 된 ‘부산행’ 그 후 4년, 전대미문의 재난으로 폐허가 된 땅에 남겨진 자들이 벌이는 최후의 사투를 그린다. 대한민국을 배경으로 한 최초의 포스트 아포칼립스(세계종말 이후) 영화로 강동원, 이정현, 권해효, 이레, 김민재 등 막강한 캐스팅 라인업을 통해 기대작으로 손꼽히고 있다. 일찌감치 제73회 칸 국제영화제에 공식 초청되기도 했다.
‘반도’는 ‘부산행’에 비해 몸집이 커졌다. ‘부산행’이 열차 안이라는 한정된 공간을 활용해 좀비들과의 추격전을 벌였다면, ‘반도’는 도심으로 배경을 확장했다. 190억원의 제작비를 쏟아 부은 만큼, 컴퓨터 그래픽 장면 또한 ‘부산행’의 두 배를 넘는다.
CJ ENM은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는 7월에서 8월 초로 개봉을 변경하며 여름 극장가 대전에 출사표를 던졌다.
마지막 청부살인 임무 때문에 새로운 사건에 휘말리게 되는 인남(황정민)과 그를 쫓는 무자비한 추격자 레이(이정재)의 추격과 사투를 그린 액션물이다. 영화 ‘신세계’ 이후 7년 만에 재회한 황정민과 이정재의 호흡이 관전 포인트다.
전작 ‘오피스’로 칸영화제 미드나잇 스크리닝에 초청받은 홍원찬 감독이 각본과 연출을 맡았다. 홍 감독은 “(‘신세계’와) 전혀 다른 캐릭터를 보는 재미가 있을 것”이라며 “지금까지 한국 영화에서 보지 못한 액션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영화의 비주얼 또한 볼거리다. ‘곡성’, ‘기생충’의 홍경표 촬영 감독이 다채로운 미장센과 액션 시퀀스를 그려낼 예정이다. 태국, 한국, 일본 3국을 넘나드는 해외 로케이션을 펼쳐 스타일리시한 영화적 색채와 이국적 볼거리를 선사한다.
롯데는 여름 성수기 대전에 ‘강철비2: 정상회담’을 내놓는다. 전작 ‘강철비’에 이어 ‘강철비2: 정상회담’은 남북미 정상회담 중에 북의 쿠데타로 세 정상이 북의 핵잠수함에 납치된 후 벌어지는 전쟁 직전의 위기 상황을 그린다.
전작에 비해 스케일도 커졌다. 서울의 청와대와 북의 원산 초대소, 워싱턴의 백악관 등의 볼거리를 제공한다. 또 세 정상이 납치된 북핵 잠수함이 잠항해 들어가는 독도 앞바다 속으로 깊숙이 들어가 업그레이드 된 잠수함 액션이 그려질 예정이다.
전작에서 북한의 최정예요원이었던 정우성이 대한민국 대통령으로, 남한의 외교안보수석이었던 곽도원이 북한의 호위총국장으로 소속을 바꿔 등장할 예정이다. 새로운 얼굴인 유연석은 북한 최고 지도자 다운 위상을 보여주기 위해 짧은 머리와 강력한 눈빛으로 파격 변신을 꾀한다. 세 배우의 연기 대결 또한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코로나19 여파로 극장가에 전체적인 관객들의 발길은 줄었지만, 점차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영화 ‘#살아있다’가 24일 개봉 첫 날 20만 관객을 동원하며 한국 영화계에 활력을 불어넣는 움직임을 보였기 때문이다. 또 영화팬들이 기대하고 있던 대작들이 줄줄이 개봉을 앞두고 있어 극장가가 다시 활기를 띄게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