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라이프

유치원생 혈액투석 부른 '용혈성 요독증후군'이란?

병원성 대장균에 오염된 식품 등

잘 익히거나 끓여 먹지 않아 발생

적혈구·콩팥 손상…일명 '햄버거병'

경기도 안산시 상록구의 유치원생 5명이 장출혈성 대장균 감염에 따른 합병증으로 신장(콩팥) 기능 등이 나빠져 혈액투석 중이라고 한다. 이들은 장출혈성 대장균감염증으로 입원한 22명(26일 오전 기준) 중 일부로 용혈성 요독증후군(HUS) 의심 증상을 보이고 있다.

장출혈성 대장균감염증은 여름철에 흔히 발생하며 설사·복통·혈변 등을 동반하며 전염력이 매우 강하다. 병원성 대장균(O157, O26, O103 등)에 감염된 식품·물이나 사람을 통해 전염되며 제대로 익히거나 끓이지 않고 먹었을 때 문제가 생긴다. 오염된 쇠고기 가공 음식물이 가장 흔한 감염원이며 양·염소·돼지·개·닭 등에서도 병원성 대장균이 발견된다. 살균되지 않은 생우유, 오염된 퇴비로 기른 채소 등도 감염원이 될 수 있다. 분변에 오염된 호수나 수영장을 통해 균에 노출되는 경우도 있다.




소아와 노인층은 감염 이후 급성 신장 기능손상, 혈소판감소증 등을 초래하는 용혈성 요독증후군으로 진행할 수 있다. 증후군은 적혈구가 병원성 대장균 등의 독소로 인해 파괴된 뒤 콩팥의 여과 시스템에 찌꺼기처럼 끼어 기능 손상을 초래한다. 병원성 대장균 외에도 세균성 이질균·폐렴구균 등 감염, 항암제·먹는 피임약 복용, 전신성 홍반성 루프스, 이식거부반응 등에 의해 발병하기도 한다. 40~50%가량은 신장 혈액투석 치료가 필요하다. 10% 미만은 만성 신부전으로 진행하며 치사율은 2~7%로 알려져 있다.


유치원생 등 44명에게서 장 출혈성 대장균이 검출됐으며 입원했던 원생 중 9명은 증세가 일부 호전돼 퇴원했다. 원장 등 6명은 장 출혈성 대장균 감염증으로 외래진료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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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독일에서는 장 출혈성 대장균에 오염된 호로파 싹 채소를 먹고 3,816명의 감염증(출혈성 장염) 환자가 발생했으며 이 중 22%가 용혈성 요독증후군으로 진행돼 54명이 사망했다. 용혈성 요독증후군은 1982년 미국에서 오염된 쇠고기 분쇄육이 들어간 패티를 덜 익힌 햄버거를 먹은 어린이 수십명이 집단 감염되면서 ‘햄버거병’으로 불리기 시작했다. 연간 2만명의 환자가 발생하고 200명 이상이 사망한다.

안요한 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장출혈성 대장균은 가열하면 사라지기 때문에 감염 우려가 있는 음식은 제대로 익혀 먹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장출혈성 대장균감염증은 2~10일(평균 3~4일)의 잠복기가 지나면 5~7일간 설사, 심한 경련성 복통 등의 증상이 지속되다 대부분 호전되지만 용혈성 요독증후군 합병증이 나타날 경우 사망할 수도 있다.

감염증을 예방하려면 올바른 손 씻기 등 개인위생을 철저히 준수하고 육류 등 음식을 익혀 먹어야 한다. 채소·과일은 깨끗한 물로 잘 씻어 섭취한다. 복통·설사 등의 증상이 있으면 즉시 진료를 받아야 한다. 치료는 수분 공급, 전해질 교정을 통한 보존적 치료 위주로 이뤄진다. 항생제 사용은 용혈성 요독증후군을 일으킨다는 보고가 있어 권고되지 않는다. 지사제 등은 사용하지 않는다. 환자는 격리해제될 때까지 음식 조리와 간호·간병·보육 등을, 설사 증상이 사라진 뒤 2주 동안 수영 등을 하면 안 된다.


임웅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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