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남 군사행동계획 보류한 뒤 숨 고르기에 들어갔던 북한이 사흘 만에 한미워킹그룹 해체를 정조준하며 대남 비난 메시지를 냈다.
이는 북한이 남한을 이용해 한미동맹에 틈을 벌리려는 전략적 행보로 풀이된다. 다만 북한은 주민들이 보는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나 조선중앙방송이 아닌 대외선전매체를 활용하며 수위조절을 했다.
대외 선전매체 ‘통일의 메아리’는 26일 ‘한미실무그룹(한미워킹그룹) 해체는 남조선 민심의 요구’ 제목의 기사에서 “남조선 당국이 북남관계가 파국적 위기에 처한 오늘까지도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대양 건너 상전에 기대어 무엇인가를 얻어보려고 어리석게 놀아대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한미실무그룹에 목이 매여 남조선 당국은 북남(남북) 선언들을 단 한 가지도 이행하지 못했으며 우리 공화국에 대한 미국의 제재 압박 책동을 정당화해주고 그에 추종하는 꼭두각시 노릇을 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라고 지적했다. 매체는 남한 정계와 시민단체도 한미워킹그룹에 대해 비판하고 있다며 “남조선 당국이 계속 미국에 비굴하게 추종한다면 차례질 것은 온 겨레의 더 큰 비난과 저주뿐”이라고 주장했다.
매체는 시민단체의 주장을 전하며 한국군의 글로벌 호크 도입과 한미 연합훈련에도 불편한 속내를 드러냈다. ‘우리민족끼리’는 부산 시민단체의 주장을 소개하고 주한미군이 생화학전 부대 운영 인력을 국내에 배치하려고 한 정황이 있다고 비판했다.
한편 정세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은 이날 “북핵 문제를 키운 것은 미국의 대북정책이 오락가락했기 때문”이라며 “한국이 한미워킹그룹 밖에서 북핵문제를 풀기 위한 중재자 역할을 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한미 워킹그룹 족쇄를 풀고 나와 (북에 대한) 인도적 지원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