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분양가 갈등으로 사업지연 우려가 높아지고 있는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 재건축조합에 대해 시공사들이 또 한 번 경고를 날렸다. 앞서 공사 중단 가능성을 언급하며 조합을 압박했던 시공사들은 “현실을 냉정하게 직시하라”며 거듭 분양가 수용 결단을 촉구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과 HDC현대산업개발, 대우건설, 롯데건설 등으로 구성된 ‘둔촌주공 시공사업단’은 26일 조합원들에게 보낸 서한 형식의 문서를 통해 “안타깝지만 둔촌주공만이 이러한 (정부의 집값안정화) 기조에서 예외가 될 수는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시공단은 “아시는 바와 같이 정부는 7월 28일부터 분양가상한제를 전면 시행한다고 고지한 바 있다. 7월 28일 이전까지 분양가 관련 사안을 마무리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지금은 신속히 사업을 진행해 분양가상한제를 피하는 것이 최선의 방책”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관리처분변경총회를 위한 참석 또는 서면결의를 함에 있어 냉정하고 객관적인 판단만이 조합 및 조합원님들의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음을 알려드린다”며 “관리처분변경 총회를 성공리에 마칠 수 있도록 조합원님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지지를 당부드린다”고 덧붙였다.
일부 조합원들이 조합 집행부의 분양가 협상에 반발하며 일반분양가 확정을 포함한 관리처분변경안 의결을 막아서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정부가 물러설 가능성이 없다’며 회유에 나선 것이다. 조합은 3.3㎡ 당 3,550만원의 일반분양가를 요구했지만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2,970만원이 최종 통보하면서 격차가 커진 상황이다. 조합 집행부는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적용 회피를 위해 HUG의 분양가를 수용하려는 입장이지만, 상당수 조합원들은 이에 강하게 반발하면서 총회 무산을 시도하고 있는 상황이다.
시공단은 이번에는 앞선 공문을 통해 밝혔던 ‘공사 중단’ 등 강도 높은 표현은 사용하지 않았다. 하지만 시공사 입장에서는 조합 내부 갈등으로 사업 일정이 지연될 경우 비용 증가 등으로 손해가 발생하기 때문에 이례적으로 두 차례나 입장을 표명하며 압박에 나선 상황이다.
반면 조합원들은 여전히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반대 입장에 선 조합원 측은 “시공사는 고품질의 고급 명품아파트 건설에만 신경 쓰시기 바란다. 총회는 조합원의 이익과 일치하는 방향으로 결정될 것”이라며 “더 이상 조합원의 중요한 의사결정 판단에 불법적인 개입을 멈추라. 엄중히 경고한다”고 밝혔다.
한편 둔촌주공은 내달 9일 조합원 임시총회를 열어 HUG의 고분양가 사업장심사 기준에 따른 분양가 수용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조합은 관리처분변경 안건이 통과될 경우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회피를 위해 유예기간 마감일인 7월 28일 이전에 입주자모집공고를 낼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