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주택

102조 ‘영끌’ 청년 집 살 때, 3년간 서울 아파트 '부의 대물림' 4만건

3년 간 서울 아파트 증여 4만건

이전 3년 1.6만건서 2배 이상 증가

물려 받을 주택없는 흙수저는 대출

2년 간 30대 주담대 102조원

20여 차례 이상의 부동산 대책에도 불구하고 아파트값 상승세는 좀처럼 멈추지 않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이른바 ‘금수저’와 ‘흙수저’간 격차는 더 커지고 있다. 껑충 뛴 보유세 부담 등으로 증여가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반면 물려 받을 부동산이 없는 계층은 이른바 ‘영끌(영혼을 끌어 모아 대출 받음)’로 대응하고 있다. 청년층이 집을 구입하기 위해 내는 은행 빚이 가파르게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 정부 들어 서울 아파트 증여 4만 여건>


서울경제 조사에 따르면 현 정부 들어 20여 차례의 부동산대책이 발표되는 동안 이른바 ‘부의 대물림’인 아파트 증여가 크게 늘었다. 본지가 한국감정원 통계를 바탕으로 최근 3년(2017년 6월~2020년 5월)과 이전 3년(2014년 6월~2017년 5월)의 서울 아파트 증여를 비교한 결과 2.4배가량 늘었다. 이전 3년간은 증여 건수가 1만 6,363건에 그쳤으나 현 정부 출범 이후 3년간은 3만 9,496건으로 4만건에 육박했다.

지역별로 보면 대부분의 지역에서 증여가 늘었다. 강동구가 696건에서 3,667건으로 2,971건(526.9%) 증가해 가장 큰 폭으로 늘었다. 해당 지역에서 대거 재건축이 진행된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 밖에 △강남 2,516건 △동대문 2,251건 △영등포 2,142건 △서초 1,898건 △송파 1,349건 △은평 1,331건 △마포 1,209건 등의 순이었다. 감소한 지역은 금천구(-139건)와 강서구(-89건)뿐이었다.


대체로 강남 4구 등 고가주택 밀집지역에서 증여 건수가 크게 증가한 점을 고려하면 대다수 다주택자가 각종 규제에도 불구하고 집을 팔기보다는 자녀 등에게 증여하는 편을 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아파트 증여가 늘수록 매물 잠김도 심화된다. 그만큼 서울에서 거래될 수 있는 아파트가 갈수록 줄어들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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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각종 규제의 풍선효과로 앞으로도 서울 등 고가아파트 증여 건수는 증가세를 이어갈 것”이라며 “증여는 매물 잠김으로 이어지고 결국 아파트를 사려는 실수요자들이 피해자가 된다”고 설명했다.





<흙수저는 영끌...청년층 대출 많이 받았다>

반면 부동산을 물려 받을 수 없는 흙수저들은 주택담보 대출, 이른바 ‘영끌’로 대응하고 있다. 28일 정의당 장혜영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2년간 시중은행 주택담보대출 신규 취급액’ 자료에 따르면, 2018년 6월부터 올해 5월까지 30대의 대출액이 102조 7,000억원으로 전체(288조 1,000억원)의 35.7%를 차지해 가장 많았다. 이어 40대 86조 3,000억원, 50대 49조 4,000억원 등의 순이다,

시중은행 전세자금 대출 역시 청년층 비중이 컸다. 최근 2년간 시중은행 전세자금대출 현황을 보면 30대가 30조 6,000억원으로 전체(71조2천억원)의 43%를 차지했다. 이어 40대 16조 1,000억원, 20대 15조 2,000억원 등이었다. 20대의 경우 최근 1년 사이 거의 2배 가까이 전세자금 대출 규모가 늘었다.

장 의원은 “축적 자산이 부족한 30대는 하루라도 집을 빨리 사지 않으면 자산 격차가 더 벌어질 것이라는 불안감에 주택담보대출을 늘렸고, 주택 구매 여력이 없는 20대는 집값 상승에 따라 전셋값이 오르면서 대출이 늘어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수 십 번에 걸쳐 부동산 대책을 발표했지만 남은 것은 집값 안정이 아닌 청년 부채의 급증”이라고 비판했다./박윤선·권혁준기자 sepys@sedaily.com

박윤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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