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급락장에서 10대 그룹 시가총액 반등을 이끈 ‘일등 공신’은 2차전지 계열사인 것으로 나타났다. 2차전지 사업 성장 기대가 반영된 결과로, 하반기에도 2차전지주의 상승세가 이어질지 주목된다.
28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3월 19일부터 지난 26일까지 삼성, SK(034730), LG 등 10대 그룹의 99개 상장사 시총 합계는 594조 3,982억원에서 841조 7,592억원으로 41.62% 증가했다. 3월 19일은 코스피가 8.39%(133.56포인트) 하락한 1,457.64로 마감해 2009년 7월 이후 약 10년 8개월여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던 시기다. 26일은 그로부터 100일째된 날이다.
이 기간 10대 그룹 상장 계열사 시총 증가율은 롯데하이마트(071840)가 214.75%로 1위를 기록했으며 SK그룹의 지주사 SK가 172.9%로 2위를 차지했다. 시총 증가율 10위 내 10대 그룹 상장사는 포스코케미칼(003670)(132.63%), SKC(011790)(126.03%), SK이노베이션(096770)(137.35%), LG화학(051910)(117.83%)까지 4개 기업이 속했다.
순위에 이름을 올린 10대 그룹 상장 계열사들은 대부분 2차전지 사업을 영위하고 있었다. SK이노베이션·LG화학은 2차전지 셀 제조업체이며 포스코케미칼은 2차전지 핵심소재인 양극재·음극재 생산 기업이다. SKC는 자회사 SK넥실리스를 통해 2차전지 소재 동박을 각각 생산하고 있다.
2차전지주 상승세를 뒷받침하는 주요 배경으로는 각국 정부의 친환경 정책 및 전기차 시장의 성장, 저금리 기조 등이 꼽힌다. 특히 최근에는 2차전지 사업 협력을 위해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구광모 LG 회장이 연쇄 회동하면서 해당 사업의 성장 기대감은 물론 그룹 내에서도 이들 2차전지 기업들의 위상이 높아지는 것으로 비치면서 주가 상승의 동력이 됐다는 평가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저금리 환경에서는 전통적인 ‘중후장대’ 산업보다는 성장하는 산업이 투자자에게 주목받을 가능성이 높다”며 “2차전지는 대표적인 성장 산업”이라고 평가했다.
상반기 급등세를 연출한 2차전지주의 성장세는 더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주민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스마트폰 성장 초기인 2007~2008년 애플의 평균 PER(주가수익비율)은 45배, 고점 PER은 68배까지 인정받았다”면서 “전기차 및 2차전지·소재 기업들의 밸류에이션이 스마트폰 성장 초기보다 높은 이유는 각국 정부의 의무 판매 및 보조금 지급 정책으로 전기차 시장이 스마트폰보다 2~3배 더 빠르게 성장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