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로금리’ 시대에 매력적인 투자처로 꼽히던 배당주펀드가 투자자들의 외면을 받고 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확산 이후 증시가 회복하는 과정에서 배당주가 정보기술(IT), 바이오 등 성장주보다 저조한 성과를 기록하고 있기 때문이다.
28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총 설정액 10억원 이상의 269개 배당주 펀드는 최근 한 달간 3,044억원, 석 달 동안 5,659억원이 유출된 것으로 집계된다. 지속적 자금 유출에 올 연초 이후 빠져나간 자금(9,904억원)은 1조원에 육박한다.
배당주 펀드란 배당성향이 높은 기업의 주식을 주로 담는 펀드다. 주가가 안정적으로 움직이면서 배당 수익까지 거둘 수 있어 한국의 기준금리가 0.5%가 된 초저금리 시대에 배당주펀드에 대한 매력은 더 커질 것이라는 관측도 많았다.
하지만 ‘코로나 19’가 변수였다. 증시가 연저점을 찍은 지난 3월 이후 반등과정에서 배당주는 상대적으로 소외됐다. 실제 배당주 펀드들이 주로 담는 삼성전자(005930), 포스코, 신한·KB·하나·우리 등 4대 금융지주의 올 3월 연저점 이후 6월 26일까지 기록한 상승률(종가 기준)은 각각 25.41%, 32.60%, 38.24%(4대 금융 평균)로 이 기간 코스피 지수 상승률(46.44%)보다 떨어진다. 이상 급등세를 보인 삼성중공우(010145) 등 우선주는 개인 위주로 수급이 형성돼 배당주 펀드의 성과와는 무관하다.
이 때문에 배당주 펀드의 성과도 지지부진했다. 배당주 펀드의 평균 수익률은 26일 기준 1개월 1.99%, 연초 이후 -7.82%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국내 주식형 펀드의 평균 성적(6.17%, -3.56%)을 밑도는 수준이다. 배당주 펀드에서의 대규모 자금 유출은 결국 배당주 펀드의 성과가 부진한 이유가 가장 컸다.
여기에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주요 기업들이 배당 규모도 줄이고 있어 앞으로 성과에 대한 기대감도 낮아진 것도 한몫했다. 기업들은 ‘코로나 19’로 이익 감소가 현실화됐고 현금 확보를 우선으로 두면서 배당을 줄이는 추세다. 삼성전자에 이어 큰 규모의 중간배당을 지급해왔던 현대차(005380)도 올해는 중간배당을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운용업계에서는 올 하반기 본격적 배당시즌에 맞춰 다시 관심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한다. 한 펀드 매니저는 “약 2% 수준인 코스피 배당수익률은 0.7%의 국채 1년 금리와 비교하면 여전히 높다”면서 “배당주 펀드의 투자 메리트가 완전히 사라졌다고 보기는 이르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