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자동차 노조가 대주주인 인도 마힌드라&마힌드라에 보유 지분 감자를 요청했다. 새로운 투자자의 신규 자금 투입 비중을 줄여줘야 한다는 논리다. 현 지분 구조대로라면 신규 투자자가 유상증자를 통해 쌍용차(003620) 1대 주주(지분 51% 이상)가 되기 위해서는 최소 5,000억원 이상을 투입해야 한다고 노조는 주장한다. 쌍용차 노조는 대주주 지분 감자가 새 투자자의 부담 감경과 산업은행의 기업 지원 원칙인 대주주의 희생 요건에 부합한다고 지적한다.
28일 쌍용차 노조는 대주주 희생이 전제된 마힌드라의 쌍용차 지분을 낮추는 방안, 즉 감자를 통한 투자처 찾는 방안을 마힌드라에 제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쌍용차는 매각 주관사가 선정되며 마힌드라의 쌍용차 지분 매각이 기정사실화하자 “지분 매각이 아닌 유상증자가 1순위”라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쌍용차의 이 같은 설명에 대해 반신반의했다. 전 세계 자동차 업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 유동성 확보에 집중하는 등 현금 여력이 없는 상황에서 쌍용차 1대 주주가 되기 위해 5,000억원 이상의 대규모 자금을 투입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마힌드라가 쌍용차 노조의 제안대로 지분 감자에 나선다면 신규 투자자는 자금 부담을 덜게 된다. 노조는 이 같은 방안이 실행되면 고용안정을 지키는 것은 물론 정부와 산업은행의 기업 지원 원칙인 ‘대주주의 희생’ 요건도 충족시켜 추가 자금 지원을 받을 길이 열릴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마힌드라가 이 같은 제안을 받아들일지는 미지수다. 마힌드라의 쌍용차 지분율은 74.65%로 지난 26일 종가 기준으로 지분가치는 4,161억원 규모다. 2010년 쌍용차를 인수한 마힌드라는 두 차례의 유상증자까지 포함해 총 7,000억원 이상을 투입했다. 당장 지분 전량을 매각해도 투자금의 40%가량은 회수하지 못하는 상황인 것이다. 여기에 감자를 단행해 지분율까지 낮춰진다면 향후 회수 가능 투자금 비중은 더 낮아진다. 추가 손해를 감수해야 하는 마힌드라 입장에서는 쉽지 않은 선택이다.
현재 쌍용차와 마힌드라는 매각주관사로 삼성증권과 로스차일드를 선정하고 빠른 시일 내에 우선협상대상자를 정한다는 계획이다. 쌍용차에 관심을 보이는 기업은 중국 전기차 업체인 비야디(BYD)와 중국 내수 1위 업체인 지리자동차 등 3~4곳 정도다.
한편 새로운 투자자가 나타나기 전까지 쌍용차의 ‘유동성 위기론’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코로나19 영향에 따른 판매량 감소에 부품수급 차질로 인한 생산 물량 감소가 7월에도 불가피해서다. 쌍용차는 노사 간 생산물량 조정협의를 진행 중이고 7월 생산목표는 이달보다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또 부품 수급에 문제가 생기며 추가 휴업 가능성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