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단기금융시장 순발행량이 줄어들고 있습니다. 만기가 돌아온 단기사채를 차환발행(롤오버)하지 않고 현금으로 갚은 기업들이 많았다는 건데요, 지난 3월 말 시장 경색에 대한 공포심으로 사채 발행을 늘렸던 기업들이 다시 숨고르기에 들어선 것으로 보입니다. 시장이 어느정도 안정화를 찾았다고 풀이할 수 있겠네요.
실제로 여력이 있는 기업들은 회사채를 발행해 단기 자금을 상환하면서 만기구조를 장기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요. 최근 발행한 곳은 SK종합화학, 현대오일뱅크, LIG넥스원 등이네요. 코로나19 사태가 아직 끝나지 않은 만큼 시장변동성이 또다시 커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인 것으로 풀이됩니다. 단기자금은 회사채 대비 만기가 짧아 자금시장이 경색될 경우 유동성 리스크에 가장 크게 노출될 수 있습니다.
물론 여력이 없는 기업들도 있습니다. 두산(000150)은 26일 약 695억원어치의 기업어음(CP)을 발행해 자금을 조달했습니다. 두산은 주력사인 두산중공업(034020)의 상황이 악화되면서 담보여력 소진과 차입금 증가로 재무안정성이 급격하게 하락하고 있습니다. 강도높은 자구안을 이행하면서 인프라코어, 건설 등 알짜계열사 매각에 나섰지만 가격 등 여러가지 이유로 쉽지 않은 분위기지요.
AJ네트웍스(095570)도 50억원 단기자금을 조달했습니다. 이 회사는 다음달 회사채 발행 계획도 있는데요, 오랜만에 나오는 BBB+급인데다 ‘부정적’ 등급전망이 붙어있어 높은 수준의 금리밴드를 제시할 것으로 보입니다. 오랜만에 비우량채에 대한 시장 투심을 확인할 수 있는 기회가 되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