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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초 경제] 참 독특했던 이상직 前 중진공 이사장



29일 이스타항공 창업주로서 직원 임금 체불을 책임지겠다며 지분을 모두 포기한 이상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화제의 중심에 서 있습니다. 2018년부터 올해 1월까지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이사장 재임 시절에도 이 의원 행보를 두고 독특하다는 평이 많았습니다. 추리면 세 가지 장면이 있습니다.

첫번째는 이 의원이 중진공 이사장으로 재직하면서 가장 먼저 공단 이름을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으로 바꾼 것입니다. 명칭 변경은 1979년 중진공 설립 이후 처음입니다. 상급기관인 중소벤처기업부가 ‘벤처’를 넣자 산하기관인 중진공에도 따라서 ‘벤처’를 넣은 것입니다. 벤처 중심의 성장전략을 강조하다 보니 그럴 수도 있겠지만, 부처 ‘개명’ 절차를 보면 이 이사장이 독자적으로 추진한 흔적이 역력합니다. 당시 중진공 직원들은 “굳이…”라는 말을 많이 했습니다. ‘개명’의 절차와 명분이 크게 설득력이 없었나 봅니다. 그런데도 이 이사장은 불도저처럼 속도를 냈습니다. 중진공 한 관계자는 “벤처란 이름을 기관명에 넣는 게 어떤 실익이 있는지 직원들로부터 큰 공감을 얻지 못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귀띔했습니다.

실제 중기부 산하 기관은 다 벤처를 쓰냐구요? 11개 중기부 산하 기관 가운데 이름에 벤처가 들어간 곳은 설립 당시 벤처투자를 주 목적으로 하고 있는 한국벤처투자와 중진공, 딱 두 곳뿐입니다. 산하 기관별로 주요 목적이 다르기 때문에 굳이 벤처라는 단어를 넣을 필요성이 없는 곳도 있었겠지만, 산하기관 중에는 중소기업과 벤처를 지원하는 나머지 지원기관들도 많은데 이들은 ‘벤처’를 넣지 않았습니다.


두번째 장면은 올해 1월 중진공 시무식 장소입니다. 이 의원은 진주 본사를 두고 지수초등학교에서 시무식을 열었습니다. 1921년 개교한 지수초교는 내로라하는 기업가가 졸업한 학교입니다. 이병철 삼성 회장, 구인회 LG 회장, 조홍제 효성 회장 등 30여명의 한국 대표 기업인이 졸업해 ‘기업가 정신의 성지’로 불립니다. 이 의원은 당시 시무식에서 이들 기업인이 함께 심은 ‘부자 소나무’ 옆에 나무를 하나 더 심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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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가 정신을 이어 받아 중소기업들도 삼성이나 LG처럼 대기업이 되자는 꿈을 심어주기 위해서라는 생각에서 였다면 다행이지만, 당시에도 직원들은 모두 생소한 반응이었습니다. 중진공 관계자는 “색다른 시도였다는 평가도 있지만, 당시처럼 시무식을 계속 새롭게 해보자는 의견은 내부적으로 나오지 않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백미는 국정감사장입니다. 작년 10월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중진공 국정감사에서 야당은 문재인 대통령 사위의 태국 취업을 이 의원이 도운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습니다. 이 전 이사장 자녀들이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이스타홀딩스가 보유하고 있는 이스타항공이 태국 타이 이스타제트에 3,100만달러 규모의 항공기 리스료 지급 보증을 서 줬는데 문 대통령 사위 서모씨가 2018년 7월 타이 이스타제트에 입사한 것을 놓고 이 전 이사장이 ‘손’을 써 준 게 아니냐는 것입니다.

이런 의혹이 사실이면 사위 서모씨는 ‘장인찬스’를 쓴 것이 되는 것입니다. 청와대가 의혹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해명했지만, 국감장에서는 이 의원에 대한 추궁이 계속 이어졌습니다. 해명을 해도 이 전 이시장이 의혹이 명확히 해소되지 않다 보니 이를 계속 부인하던 이 의원은 “대통령과 19대 국회의원을 같이 했고 ‘문재인의 남자’ 뭐 이렇게 하니까(불리니까) 연관이 있을까하는 것처럼 (남들에게)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이후 이 의원은 ‘文의 남자’가 됐습니다.

이 의원은 2019년 12월 ‘공정(公正)’이라는 책을 내고 출판기념회를 했습니다. 당시에도 그렇고, 지금도 그렇고 이 의원에 쏟아지는 각종 의혹들이 ‘공정’한 것이었는지에 대해 고민이 드는 시점입니다.


양종곤 기자
ggm11@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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