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물찾기’와 같은 뇌신경계 질환 관련 신약 개발이 보다 체계적인 방식으로 전환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진형 스탠퍼드대 의대 신경과 겸 공대 바이오공학과 교수는 30일 서울 광장동 그랜드&비스타워커힐서울에서 열린 ‘서울포럼 2020’ 라운드 테이블에 참석해 “현재 뇌신경계 관련 약물을 개발하는 일은 보물찾기에 가깝다”고 말했다. 그는 “보물찾기식 개발이란 ‘이렇게 해보니까 되더라’ 형태의 개발”이라며 “뇌신경계 질환 약물 개발은 다른 질환 약물 개발과 비교했을 때 보물찾기를 하는 것조차 너무 어렵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이 교수는 “발견한 보물이 진짜 효과가 있는지 정도는 알아야 하는데 그조차도 확실하지 않다”면서 “애초에 (약물 투여 대상이 될) 환자를 고르는 것 자체도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뇌신경계) 질환은 세분화돼 있는데 해당 환자의 질환이 어떤 형태인지도 알기 힘들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현실에 대해 이 교수는 뇌신경계 질환을 분류하고 약물을 개발하는 데 체계적인 플랫폼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모든 것이 시스템화돼 있는 IT 기술처럼 제약 기술도 임의성에 의존하는 방식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이제 뇌신경계 관련 약물 개발은 보물찾기에서 떠나 IT 기술과 같이 체계적으로 (개발이) 변화해야 한다”며 “체계성을 갖출 수 있는 플랫폼으로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교수의 이 같은 발언은 이날 라운드 테이블에 함께 참석한 정구민 SK바이오팜 신약연구소장의 질문에 답변하는 취지로 이뤄졌다. 이 교수의 설명에 앞서 정 소장은 “뇌신경계 질환 관련 신약 개발에 어려움이 많은데 현재 (신약 개발) 상황과 앞으로 갈 길에 대해 설명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날 라운드 테이블은 이 교수와 정 소장, 오세웅 유한양행 중앙연구소장, 김봉철 뉴라클사이언스 대표, 김태순 신테카바이오 대표가 참석한 가운데 이날부터 이틀간 개최되는 서울포럼 2020의 부대 행사로 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