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불도저 여당' 기업규제법까지 마구 밀어붙일 건가

국회 17개 상임위원장을 독식한 공룡 여당이 기업규제 법안을 무더기로 쏟아내며 불도저식으로 밀어붙이려 하고 있다.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는 30일 “6월 임시국회가 끝나는 대로 곧바로 7월 임시국회를 소집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야당이 협조하지 않아도 6월 국회에서 3차 추가경정예산안을 통과시킨 뒤 7월 국회에서 경제·노동 관련 쟁점 법안들을 강행 처리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이다.


여당이 ‘공정경제 3법’이라고 주장하며 밀어붙이려는 법안은 공정거래법·상법 개정안, 금융그룹감독법 제정안이다. ‘공정’으로 포장했지만 기업의 경영활동을 옥죄는 독소조항이 한둘이 아니다. 박용진 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상법 개정안에는 △집중투표제 의무 도입 △이사 임기단축·해임결의 요건 완화 △다중대표소송제 도입 등이 담겼다. 집중투표제 의무화 및 이사 임기단축(3년→1년)은 법무부 원안에도 없었던 내용이다. 소액주주의 권리 보호를 명분으로 내걸었지만 국내 주주뿐 아니라 외국의 투기자본이 번번이 기업 경영의 발목을 잡을 게 뻔하다.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대기업이 벌어들인 이익을 협력업체와 나누는 ‘협력이익공유제’ 법안을 발의했다. 민간기업의 이윤 배분을 강제할 법적 장치를 두자는 것인데 시장경제의 근간을 흔드는 사회주의적 발상이 아닐 수 없다. 공정위의 전속고발권 폐지는 외부 세력의 고발 남발을 부르기 십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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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은 35조~38조원에 달하는 3차 추경안을 처리한 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조기 출범을 위해 공수처법 개정도 추진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21대 국회 초반에 입법 독주로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 정권이 바뀌더라도 진보 쪽으로 ‘기울어진 운동장’을 지속시키겠다는 전략이다. 여당은 ‘일하는 국회’를 내세워 기업들의 발목 잡기에 나서고 있다. 일하는 국회의 본래 의미는 정부의 잘못된 정책을 국회가 제대로 견제하는 것이다. 군사정권보다 더 심하게 폭주정치를 하면서 민주주의를 흔드는 여당이 규제의 칼을 마구 휘둘러 경제까지 수렁에 빠뜨리게 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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