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AI스피커 2차 대전...신제품 들고 나온 구글 vs 토종업계

코로나 사태로 이용자 자택 체류시간 늘자 업계 재격돌

구글 스크린 달린 ‘네스트 허브(Nest Hub)’ 상륙

LGU+등과 손잡고 유통력 만회하고 폼팩터로 승부

네이버는 LED 탁상시계 형태 ‘클로바 클락+’로 응전

카카오도 ‘미니 헥사(Mini Hexa)’의 상표권 출원

LG유플러스 모델들이 AI스피커 ‘구글 네스트 허브’가 포함된 ‘U+스마트홈 구글 패키지’를 소개하고 있다./사진제공=LG유플러스LG유플러스 모델들이 AI스피커 ‘구글 네스트 허브’가 포함된 ‘U+스마트홈 구글 패키지’를 소개하고 있다./사진제공=LG유플러스


지난 2018년말 구글이 사람의 음성명령을 알아듣는 인공지능(AI) 스피커 ‘구글홈’을 국내에 출시하면서 토종 AI스피커들과 대격돌했다. 결과는 토종제품의 완승이었다. 지난 2년여간 국내 판매된 AI스피커 10대당 약 8~9대가 토종제품이었던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두 해가 지난 지금 2차전이 예고됐다. 구글이 신제품을 들고 한국 시장에 재도전한다.

그동안 국내에서 AI스피커는 주로 대형 이동통신사들이 자사 통신 및 유료방송서비스 상품을 판매하면서 패키지나 사은품 형태로 묶어 보급되거나 온라인 쇼핑몰 등을 통해 판매되는 경우가 대다수였다. 그러다 보니 KT(030200), SK텔레콤(017670), 네이버, 카카오(035720)가 출시한 토종제품이 내수 시장의 90%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음성인식 등의 성능도 어느 정도 평준화돼 점유율 판도를 단기간에 뒤집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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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은 이처럼 꽉 막힌 시장의 틈새를 비집고 들어오기 위해 2가지 전략을 폈다. 첫번째 전략은 유통망 열세의 만회다. 대형이통사인 LG유플러스(032640)와 유통대기업 계열의 신세계 아이앤씨와 손잡고 이번 신제품을 유통하기로 했다. 다음으로는 폼팩터(형태혁신)와 성능의 차별화다. 이번 신제품은 2가지인데 그중 ‘네스트 허브(Nest Hub)’에는 스크린이 달려 있어 AI스피커와 시각을 통한 정보소통을 할 수 있게 한 것이다. 스크린으로 유튜브 등의 각종 동영상을 시청할 수 있게 됐다. 구글 포토 애플리케이션을 활용하면 해당 스크린에 사진을 띄워 액차처럼 사용할 수도 있다. ‘윤선생’서비스로 통해 영어회화를 배우고, ‘만개의 레시피’ 서비스로 요리법을 공부할 수도 있다. 사물인터넷(IoT)기능을 통해 주변 기기들을 제어할 수 있는 AI스피커 본연의 기능을 살리기 위해 LG전자 세탁기·건조기·에어컨 등과도 연동된다.


구글의 또 다른 신제품 ‘네스트 미니(Nest Mini)’는 기존 제품들보다 음질 등을 한층 높여 성능 차별화를 꾀했다. LG유플러스는 이번 신제품에 무드등·멀티탭 등을 묶어 파는 ‘U+ 스마트홈 구글 패키지’서비스 상품으로 판매한다. 신세계아이앤씨는 국내 총판 형태로 판매에 나선다. 판매가는 네스트허브 11만5,000원, 네스트 미니 6만4,900원이다.



구글의 AI스피커 ‘구글 네스트 허브’/사진제공=신세계아이앤씨구글의 AI스피커 ‘구글 네스트 허브’/사진제공=신세계아이앤씨


국내 기업들의 응전도 만만치 않다. 네이버는 LG유플러스와 함께 발광다이오드(LED) 탁상시계 형태의 AI 스피커 ‘클로바 클락+’를 7월 1일부터 시판한다. 이 제품에는 네이버의 AI 플랫폼 ‘클로바’가 탑재됐다. 별도의 음성 명령 없이도 현재 시각, 알람 설정 여부, 날씨 정보들을 화면에 띄워 보여준다. 구글 네스트 허브 미니와 마찬가지로 시각적 편의성을 높이는 전략을 구사한 것이다. 또한 IoT 기능이 없는 일반 가전제품을 음성으로 제어할 수 있는 ‘스마트 리모컨’ 기능을 추가해 경쟁제품 대비 차별성을 부각시켰다.

네이버가 LGU+ 손잡고 1일 출시 예정인 탁상시계형 AI 스피커 ‘클로바 클락+’/사진제공=네이버네이버가 LGU+ 손잡고 1일 출시 예정인 탁상시계형 AI 스피커 ‘클로바 클락+’/사진제공=네이버


지난 2017년 ‘카카오 미니’를 선보이며 시장에 발을 디딘 카카오는 하반기 중 새로운 AI 스피커 ‘미니 헥사’를 출시할 전망이다. 카카오는 지난 4월 특허청에 미니 헥사 상표권을 출원하는 등 현재 제품 출시를 준비 중이다. 카카오톡·택시호출·콘텐츠 재생·사물인터넷(IoT) 등 카카오의 주요 서비스 등과 연계될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만의 서비스생태계를 활용해 다른 제품들에선 누릴 수 없는 기능들을 선보이려는 차원으로 해석된다.

카카오의 AI 스피커 ‘카카오미니’/사진제공=카카오카카오의 AI 스피커 ‘카카오미니’/사진제공=카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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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지난 4월 ‘미니 헥사(mini hexa) 상표권을 출원했다./특허청화면캡처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지난 4월 ‘미니 헥사(mini hexa) 상표권을 출원했다./특허청화면캡처


토종 업계와 구글이 국내 시장 공략의 고삐를 죄는 것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시민들이 자택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AI스피커 수요가 한층 늘어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실제 네이버 ‘클로바’는 지난 2월 대비 5월 스피커 사용량이 7% 늘어났고, 카카오의 ‘카카오미니’ 올 1·4분기 일 평균 발화 수 역시 전년 대비 13% 증가했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여파로 사람들이 집에 있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AI 스피커에 대한 수요도 많아지는 것 같다”면서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기업들이 잇따라 제품을 출시하면서 경쟁도 치열해질 것을 보인다”고 말했다.
/김성태기자·백주원기자 kim@sedaily.com

김성태·백주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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