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은행이 1일부터 예·적금 금리를 일제히 내리며 수신금리 인하 행렬에 동참했다. 하나은행은 지난 5월 말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5%로 내린 후에도 주요 시중은행 가운데 유일하게 수신금리 인하를 미뤄왔지만 역대 최저로 떨어진 기준금리와 순이자마진(NIM) 축소를 버티지 못하고 이율 조정에 나섰다.
1일 은행권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이날부터 예·적금상품 50여종과 표지어음의 기본금리를 일제히 인하했다. 인하폭은 대부분 0.05~0.3%포인트이며 일부 판매중단상품과 정책성 금융상품의 경우 0.45~0.75%포인트에 이른다.
이에 따라 일반정기예금(만기지급식)의 기본금리는 가입기간별로 연 0.35~0.95%에서 0.25~0.75%로 낮아졌다. e플러스적금도 기본금리가 연 0.85~1.05%에서 0.6~0.8%로 떨어졌고 가입기간 1년에도 1% 금리를 줬던 하나원큐적금은 0.7%로 조정됐다. 우대금리를 모두 합쳐야 1%대 초반에 턱걸이하는 수준이다. 정책성 상품인 청년희망키움통장(60개월)과 희망키움통장Ⅱ(36개월)은 각각 연 2.75%, 2.5%에서 2%로 큰 폭 내렸다.
주요 은행들은 기준금리가 역대 최저로 떨어짐에 따라 수신금리를 속속 내리고 있다. KB국민·SC제일·씨티·NH농협·신한·우리은행 등 시중은행에 이어 카카오·케이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과 지방은행이 예·적금 금리를 일제히 내렸고 상대적으로 금리 경쟁력이 높았던 대형 저축은행들도 잇따라 금리를 인하했다.
은행 예금금리는 0%대 진입을 코앞에 두고 있다. 한은에 따르면 5월 중 예금은행의 신규취급액 기준 저축성 수신금리는 전달보다 0.13%포인트 떨어진 연 1.07%로 역대 최저까지 떨어졌다. 은행권 정기예금 가운데 금리 0%대인 상품의 비중도 이미 5월 기준 31.1%에 달한다. 은행 예·적금으로는 연 1%대 이자를 더 이상 기대하기 어려워진데다 저축은행의 고금리 혜택도 자취를 감추면서 안전하게 돈을 굴리고 싶은 금융 소비자들의 선택지는 더 좁아지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