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권익위원회가 보도자료에 ‘이장(里長)’을 ‘리장’으로 썼다가 “북한식 용어”라는 조수진 미래통합당 의원 등의 지적을 받고 ‘이장’으로 수정했다. 권익위는 “표기 실수”라고 간단히 해명했지만 최근 6·25전쟁 70주년 추념식 애국가 도입부가 북한 애국가 전주와 비슷하다는 논란이 한 차례 일어난 직후란 점에서 신중치 못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관련기사> ▶마을 이장 환갑 넘었는데 중·고생 자녀만 장학금... 권익위 "대학생까지 줘라"
조수진 미래통합당 의원은 지난 3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권익위는 대한민국 정부기관이고 대한민국 정부기관은 보도자료에서 표준어를 써야 한다”며 지난 29일 권익위의 ‘통장·리장 대학생 자녀도 장학금을 받는다’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게시했다. 권익위는 당시 보도자료 제목뿐 아니라 내용 전반에 걸쳐 ‘이장’을 ‘리장’으로 표기했다. 통장·이장 자녀에 지급하는 장학금 혜택 대상을 현행 중·고교생에서 대학생까지 확대한다는 내용이었다. 두음법칙을 따르는 한국은 ‘마을 리(里)’가 단어 앞에 올 경우 ‘이’라고 표기하지만 두음법칙을 인정하지 않는 북한은 그대로 ‘리’라고 쓴다.
이날은 공교롭게도 전현희 신임 권익위원장이 취임한 날이었다. 전 위원장은 이날 “국민들의 지적을 겸허히 받아들여야 한다”며 조직 운영을 반부패 총괄 기능 중심으로 전부 바꾸라고 지시했다.
조 의원 등의 지적을 받은 권익위는 1일 홈페이지 등에 올라온 보도자료를 부랴부랴 수정했다. 그러면서 “통장·리장은 통장·이장의 실수”라고 간단히 해명했다.
앞서 정부는 지난달 25일 6·25 70주년 추념식 식전 행사인 애국가 제창식에서 북한이 사용하는 애국가 도입부와 비슷한 전주를 썼다는 의심을 받았다. 보훈처는 이에 대해 같은 달 29일 해명자료를 내고 “이번 6·25행사가 70주년과 국군전사자 유해봉환식이 함께 거행된다는 점을 고려해 애국가가 특별히 엄숙하고 장중한 분위기로 연주될 필요가 있다고 논의했고 이를 KBS 교향악단에 전달했다”며 “KBS 교향악단은 장엄한 울림이 잘 전달되면서도 차이코프스키 교향곡 4번 1악장, 영국 국가 ‘갓 세이브 더 퀸’, 바그너 ‘로엔그린’ 등에서도 흔히 사용돼 대중에게 친근감을 주는 곡으로 애국가 전주를 연주했다”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