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만파식적]롤링스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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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0년대 초반 두 청년의 운명적 만남은 전설적인 록밴드의 시작이었다. 런던정경대에서 경영학을 공부하던 믹 재거는 어느 날 기차역에서 초등학교 동창 키스 리처즈를 만난다. 11세 때 키스가 다른 동네로 이사하며 연락이 끊긴 상태였다. 로큰롤에 흠뻑 빠져 있던 이들은 이야기꽃을 피웠다. 이어 음악활동을 막 시작한 브라이언 존스, 토니 채프먼 등을 만나 1962년 밴드를 결성했다. 이듬해 채프먼이 탈퇴한 후 찰리 와츠를 영입했다. 원래 이름은 ‘리틀 보이 블루 앤 더 블루 보이스’였다. 이름이 길다는 지적에 존스가 좋아하던 뮤지션 머디 워터스의 노래 제목을 따라 ‘롤링스톤(Rollin′ Stone)’으로 바꿨고 이후 ‘롤링스톤스(Rolling Stones)’로 다시 수정했다.


1963년 데뷔싱글 ‘컴 온(Come On)’을 통해 반항아 이미지를 부각했다. 1965년에는 ‘하트 오브 스톤(Heart of Stone)’이 공전의 히트를 쳤다. 앨범 ‘아웃 오브 아워 헤드(Out of Our Head)’는 롤링스톤스를 전 세계에 알리는 계기가 됐다. 승승장구하던 록밴드에도 불행이 찾아왔다. 1969년 존스가 정신질환과 약물 복용으로 탈퇴했고 한 달 후 자택 수영장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그해 말에는 공연장에서 관객 피살 사건까지 벌어졌다. 롤링스톤스는 이에 굴하지 않고 1971년 레코드사를 직접 세워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실험하면서 지금까지 명성을 이어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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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링스톤스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자신들의 노래를 사용하지 말라고 요구했다는 소식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선거 유세에서 ‘유 캔트 올웨이즈 겟 왓 유 원트(You Can’t Always Get What You Want)’를 사용한 데 대해 저작권 위반으로 소송을 걸겠다는 것이다. 트럼프는 4년 전 선거에서도 롤링스톤스 곡을 사용했다가 사용 중단을 요구받았다. 1946년생인 트럼프 대통령은 비슷한 또래인 1943년생이 주도하는 롤링스톤스의 암묵적 지지를 기대했겠지만 세상일은 뜻대로 안 되는 모양이다. 논란이 된 노래 제목처럼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는 트럼프 대통령도 자신이 원하는 것을 매번 손에 넣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정민정 논설위원

정민정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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