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오늘부터 유럽여행 빗장 풀렸지만…아직 그림의 떡

국가별로 조건 달라 여전히 불투명

벨기에 브뤼셀에 있는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 본부. /EPA 연합뉴스벨기에 브뤼셀에 있는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 본부. /EPA 연합뉴스



유럽연합(EU)이 1일부터 한국 등 14개국에 대해 입국을 허용하기로 했다. 하지만 과거처럼 자유롭게 유럽 여행을 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EU의 결정이 법적 구속력이 없는 권고 사항이어서 회원국들이 이를 그대로 따를지 분명치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입국을 허용하더라도 일정 기간 의무격리가 필요하거나 과거와 달리 비자를 요구할 경우 자유로운 여행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심지어 여행업계는 냉담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사태가 종식되지 않은 상황에서 해당 조치만으로 국가별로 조건이 달라 자유로운 여행이 쉽지는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높다.

EU 행정부 격인 집행위원회는 회원국에 7월 1일부터 입국 제한을 점진적으로 해제할 것을 권고했다. 이번 조치는 유럽 역내 인적·물적 이동 자유를 보장하는 ‘솅겐 협정’ 가입국인 4개(노르웨이, 스위스, 아이슬란드, 리히텐슈타인) EU 비회원국에도 해당된다. 다만 이번 조치는 법적인 구속력이 없으며, 명단 적용 여부는 각 회원국이 결정한다. 또 해당 명단은 코로나 19 감염증 상황을 고려해 결정된 것으로, 앞으로 2주마다 갱신된다.

비자요청·자가격리 등 국가별 제각각 규정
당장 유럽 각국은 아직 한국인 입국에 대한 세부 지침을 내놓지 않고 있다.


주프랑스대사관은 홈페이지에 “6월 30일 오후 5시 현재 프랑스 정부는 아직 한국민 포함 15개국에 대해 여행제한조치 해제를 공식 발표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단기입국 시 비자 필요 여부 등에 대한 프랑스 정부의 공식발표를 반드시 확인해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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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자면제협정이 중단되면 국가 간 상호 효력에 따라 해당 국가의 한국 입국뿐만 아니라 한국인의 해당국 입국 시에도 비자가 필요하게 된다. 유럽 각국이 한국인 입국을 허용하면서 과거처럼 비자면제협정을 적용할지, 아니면 입국 규모를 제한하기 위해서라도 비자를 요구할지는 현재로선 불투명하다.

외교부 관계자는 “유럽 각국이 비자 면제에 대해 아직 정확한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면서 “나라별로 다른 원칙을 적용할지, EU 공동의 원칙을 내놓을지도 불분명하다”고 말했다.

주프랑스 한국 대사관 “프랑스 정부 공식발표 확인해달라”
게다가 유럽에 들어가더라도 일정 기간 격리가 필요할 수도 있다. 유럽 각국은 자유로운 입국을 허용하다 갑자기 국경을 막았기 때문에 ‘입국 시 격리’를 시행한 적이 없는데, 코로나19가 여전히 심각한 상황임을 고려하면 일정 기간 의무격리를 시행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따라서 EU 입국이 허용되더라도 유럽을 여행하고 한국으로 귀국 시에는 14일간 자가격리를 해야 하는 점도 유럽 방문 전에 고려해야 한다.

이런 가운데 정부도 코로나19 확산이 계속되면서 전 세계에 대해 특별여행주의보를 발령한 상태다. 불가피한 사정이 아니면 여행하지 말라는 의미다. 유럽 여행의 빗장이 풀렸지만 여전히 불투명하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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